러너의 숙명

by 공존

인간은 피부에 털이 적고 땀구멍이 있어서 피부로 땀을 배출하면서 체온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인간보다 빨리 달리는 포유류야 수도 없이 많겠지만, 인간 보다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포유류가 많지 않은 이유다.
(개는 혀를 내밀어 헐떡 거리며 열을 배출함.)

그래서 인간은 필연적으로 타고난 사냥꾼이다. 수렵채집인으로 살았던 우리의 조상은 도망가는 사냥감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몇일이든 뒤쫓아 잡고 마는 최고의 러너이자 사냥꾼이었다.

나는 이 사실을 머리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내가 아무리 몸치라도 오래 달리기 만큼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능력이며, 나의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한 끼를 얻기 위해서는 열심히 달려야 한다는 것을.

결론적으로, 아무 수고도 없이 엄청난 칼로리를 소비하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은 칼로리 밸런스를 위해서라도 과거 우리 조상 보다 더 많이 달려야 한다. 이것이 풍족한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우리들의 숙명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달리기로 쉼 없이 땀을 배출하던 내 두피는 땀 배출의 최적화를 위해 점차 머리숱을 줄여가고 있다. 그렇다. 많이 뛰면 체중조절과 건강에는 좋겠지만, 두피 열상에 의한 탈모가 있을 수 있다.

최근 달리기 붐과 함께 탈모 치료가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엉뚱한 하프코스 완주 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