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

by 공존

우리 집 주방에는 쌍둥이가 중학교에 다닐 때 그려준 나와 아내의 초상화 두 점이 걸려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아내의 입술은 붉고, 내 입술은 거무티티하다는 거다.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이라 채색 과정에서 실수는 아닐 터이고, 더더욱이 두 녀석이 모두 검게 칠한 걸 보면 내 입술이 검긴 했나 보다.

다만 붉은색 립스틱을 바른 아내와 대비가 되어서 채도의 차이를 두고자 내 입술을 더 진하게(검게) 칠했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어찌 됐든 갑자기 검은 입술의 이유가 궁금해져서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몇 가지 원인이 있다고 한다.

1.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경우
2.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는 경우
3. 흡연에 의해 착색된 경우
4. 비타민C가 부족한 경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초상화 속 8년 전 나에게는 모두 딱 들어맞는 이유들이다. 거울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 비친 내 입술을 보니 예전보다는 많이 밝아졌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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