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드디어...
중학교 1학년, 중학교 3학년 드디어 두 녀석 모두 증학생 진입이다.
중학생 두 녀석과 겨울방학 막바지를 겪어 내는 일은 참으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개학이 얼마 안 남은 두 녀석의 자아는 부모의 잔소리로 통제하기에는 너무 멀리 가 버렸다.
사진이 잘 나온다는 설득으로 시작해 친구들 모두 사용하기에 부러웠던 아이폰 구매와 함께
패밀리링크 부모관리 기능에서 자유를 하사 받은 두 녀석이다.
억지로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불 가능 한 것의 큰 지혜는
예민한 큰 아이 키우며 겪은 내홍, 비싸게 배운 경험치이기에...
체력이라도 비축하며.. 직접 겪어서 깨달아 보아라!! 던져두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인내를 삼키며 도를 닦으며 지켜보기로 한다.
통제를 벗어난 자유를 알뜰히 사용하는 두 녀석 덕분에..
삶의 시간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 우리는 마치 다른 차원에 사는 듯 여겨 지다가
본능이 움직이는 배고픔의 시간이 맞아질 때 방문을 열고 동굴 밖으로 나온 두 녀석과
간간히 조우의 순간을 만난다.
그렇게 시작된 겨울 방학기념 가족들의 시간 살이는 뻐꾸기시계 속 뻐꾸기처럼...
각자의 리듬 대로 드나들며 흘러간다.
어릴 때처럼 함께의 양도 순간의 질도 될 수 없는 걸까?? 진한 아쉬움만큼 우리의 농도는 옅어 저 버렸고..
간간히 맞아지는 일상 역시 각자의 휴대폰으로 스스로의 관심사를 찾아보느라
네대의 휴대폰이 다른 소리를 내며 정적을 깬다.
함께는 이제 꿈이 되어버린 것인지....
교대근무 덕에 사는 시간이 달라진 아이 아빠와 나의 시간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처럼 엇갈리며
방금까지 있었던 온기만 느껴지는 집안 공기의 흐름에는 양을 채울 수도 질이 좋을 수도 없는
아련함과 함께 우리의 지금이 녹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렇게,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리듬으로 살아가고 있다.
함께한 시간의 양만큼 보이지 않는 끈끈함으로 이어진 체... 간간히 조우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