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재난안내 문자가 밤새 단잠을 방해한다.
주섬주섬 일어나.... 커튼을 열어보니......
세상에..... 세상이 마비되었다..
도로도 묻히고, 길도 묻히고, 움직이는 사람도 묻히고..
몽환이 현실인지..... 비현실이 꿈인지...
한참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다가
세상이 멈추어 버렸는지... 아무도 없는 듯한 적막을 맞이하니 고립이란 녀석이 뒤를 따른다.
내적 고립은 삶의 순간순간 함께 했기에..
제설작업을 수시로 해 보아 익숙하기까지 한 내공의 경험치를 역치로 느낀다.
외적 고립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에...
오늘이 임시공휴일이 아니었다면... 눈이 언제까지 내릴지 예측도 없었다면..... 만약의 공포를 마주한다.
아득히 오래된 시간에 살던 이들이 왜 하늘을 보며 제물을 바치고 기원했는지에 슬쩍 공감을 실어 무개중심을 옮겨 놓고 기원과 관전 그 어디 즈음에 있다 보니..
그럼에도 간간히 움직이는 용기 있는 사람들 덕에
멈추어진 세상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예상보다 뛰어나기도 한 것을 잊었구나...
이젠 스스로와 협상해야 한다.
오늘은 안위를 택하고.... 공포는 내일로 미룰 수 있을까?
안위를 택할까? 용기를 택할까?
안전을 방패 삼을까? 위험을 무릅쓸까?
순간 삶을 마주 한다.
선택과 책임! 고민에는 답이 없는 것을 알면서..
49%:51%의 1%의 무게가 방향인 것을..
선택의 무게는 1% 기울기로 방향이 결정된다. 무게에 실린 행동만이 다음을 가지고 오는 시작 버튼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
1% 무게에 실린 오늘의 운명과 장고의 시간은 그렇게 이어지다 깨닫는다.
선택권도 나에게 있었던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