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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도구

by 허화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나이 먹도록 겪어서 아는 것 말고, 알지 못하는 세상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조차

짐작이 불가능 한 오늘 어딘가에 던져져 있다.


소크라테스 형님께서 "무지의 지"라고 했던가...

그저...

있다! 없다! 의 유무와 좋다! 나쁘다! 의 방향

나침반과 백지도 한 장 들고 길을 찾는 무모한 용기가 내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는 오늘이다.


그 원초적 본능 하나로 스스로를 갈고닦으며 이만큼 와 여기에 존재하니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은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다음은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둘 다 깊은 인연이 없는 나는... 스스로를 인식하지 못한 채

세상과 부대끼며 불협 화음을 낼 때마다.. 나는 왜 이러지? 의 분석을 시작한다.

강강약약의 브레이크 없는 이질과 눈총의 불편을 겪을 때마다

나와 비슷한 부류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에너지를 소진한다.

비슷하기라도 한 사람들과 억지로 묶이며 안도하려 한다.

하지만 인위의 구분은 다름을 마주 할 때마다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결국 그 자리엔 형체 없는 불안이 다시 남는다.


시간과 함께하며 오래도록 여물지 못한 빈 속의 공허는 허우대가 멀쩡해 보이는 가식의 기둥을 세운다.

갈등을 만날 때마다 안에서 긁어내며 자해를 하고, 본능은 무의식을 동원해 더 바삐 안위를 찾아다닌다...


양이 차면 질이 된다고 했던가?

반백년을 찾아 헤매고서야 공감받지 못하며 쌓은 내공의 찌꺼기는

지혜라는 깨달음으로 남아 단단하게 뭉쳐내고 나서야 스스로를 이해한다.


극과 극이 닿아 있었던 나의 이질은 중도를 갈망하였으나..

극과 극은 이질이 아니라 다채로움이었다는 것을.. 중도가 아니라 양극을 오가는 브레이크가 필요한 것을...


나의 경쟁력은 여기저기 깨어져 나간 수많은 단면이 보이는 굴절의 조형물인 것을..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는 브런치 세상을 만나 나침반을 내려놓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육지가 아니라 바다다.

나는 어떤 온도에 유영할 수 있는지, 어떤 수심에 숨을 쉴 수 있는지..

초라함의 이면에 존재하는 부러움을 접어두고, 레와 옆선을 두 도구 삼아 다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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