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심방세동 시술을 받으셔야 해서 시술과 회복을 위한3박 4일 입원기간 동안 상주보호자가 되었다. 병원밥이 맛있을 리 없고 코로나 감염우려 때문에 외출도 못하는 상황이니 밥과 찬을 가져가기로 하고 입원 전에 찰밥과 장조림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병원 반찬이 싱겁기 때문에 장조림은 입원 당사자인 엄마 반찬으로도 아주 유용하다. 정말 별 거 아닌 음식인데 내 음식을 공유하면 알려달라는 분들이 계서서... 이번을 기회로 한 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다들 장조림을 한다고 하면 고기를 떠올릴 것이다. 요즘 비건 지향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과감히 고기를 제외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고기를 먹는 것이 불편해졌다. 전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고기는 피하고 있다. 마침 엄마도 고기는 선호하지 않으시고, 소화가 잘 되는 찬을 만들기 위해 버섯 장조림~
장조림 재료: 표고버섯 한 줌, 느타리버섯 두 줌, 양파 반 개, 파 이파리 한 줌, 통마늘 5~6개, 통후추 5알, 다시마 손바닥 반 만한 것 한 장 칼칼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고추 취향껏.
(새송이 버섯을 넣어줘도 좋다!)
채수재료: 파뿌리, 표고 꽁지, 양파껍질, 무 등
양념장: 진간장 한 컵, 채수(또는 그냥 물) 한컵, 올리고당/설탕/ 양파청 중 아무거나 선호하는 단 맛 한 숟가락
진간장 1.5컵, 물 2.5컵, 표고액젓2스푼, 에리스톨 2스푼(설탕이나 청을 넣어도 무관),월계수잎2장, 통후추5알 (마늘 까먹고 못넣음, 채수가 있었는데 깜빡하고 맹물 사용^^;)
간단하다. 보통 채수는 한 번에 많이 내서 냉장고에 보관하기 때문에 그냥 있는 걸 썼다. 새로 만들어야 한다면 채수 재료 한 줌씩 넣고 물 1.5리터쯤 넣고 30분 정도 푹 끓이면 된다. 없으면 그냥 물로 해도 괜찮다. 간장과 채수는 1:1이나 1:1.5로 해주면 적절하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므로 주 타깃에게 간을 보게 하면 좋다. 싱겁게 먹는 분들은 간장:채수 비율을 1:1.5에서 시작해서 중간에 맛을 봐가며 간장을 추가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우리 집에선 대체로 내가 엄마보다 싱겁게 먹기 때문에 내 입에 좀 짭짤해야 엄마가 만족해하신다. 그다음은? 양념장 재료를 잘 섞은 뒤 다른 재료를 냄비에 넣고, 양념장 붓고 끓이면 된다. 짭짤해질 때까지~
혹 채소만으로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삶은 달걀을 몇 개 넣어도 좋다. 이때 구멍을 한두 개 뚫어 놓으면 속까지 금방 간이 밴다. 달걀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것을 쓸 것을 기준으로 찬물에 넣고 삶기 시작했을 때부터 10분 정도 후에 불을 끈다. 요러면 살짝 반숙 상태. 장조림을 하면서 또 끓일 거니까 완숙을 만들 필요가 없다.
달큰한 겨울 무, 당근, 생땅콩, 호두 등도 처음부터 넣어 함께 끓여주면 달큰하고 고소하고 사각하고 여러 식감을 한번에 즐길 수 있어 좋다.
*참고로, 표고버섯과 느타리 버섯은 박스로 구입하면 조금씩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느타리 버섯은 한 번 먹을 정도로 뚝뚝 떼어서 다회용지퍼백에 넣어 얼린다. 표고버섯은 꽁지를 따고 버섯 갓은 편으로 썰고, 꽁지는 적당하게 갈라준다. 말리면 영양가가 좋다고 하여 일부는 말리고, 일부는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생으로 얼린다. 꽁지와 말린 버섯은 주로 국물요리할때 쓰고, 생 버섯 얼렸다가 원할때 물에 한 번 헹군뒤 바로 볶아먹어도 된다. 냉동실에 여유가 있는 만큼 한번에 구매하고 손질해두면 두고두고 즐기기 가능! 얼리지 않고 생으로 며칠 보관하며 먹으려면 용기 안에 종이타월을 넣으면 좀 오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