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쪽진 머리를 보는 순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던
1995년 무렵의 이야기다.
밴쿠버 다운타운 고층 빌딩 숲 속에 자리 잡은
어학원 자습실에 공부를 하려고 앉았지만
꾸벅꾸벅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져 창 밖을 구경하고 있었을 때였다.
사람과 차들의 물결이 어지러이 오고 가는 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존재가 있었다.
하얀색 치마저고리에
쪽머리를 하고 있는 할머니 한 분과
딸인지 며느리인지 모를 젊은 아낙 하나.
내가 어렸을 무렵만 해도
우리 할머니들 대부분은 저런 모습이었기에
"아~ 한국 사람이구나"를 직감할 수 있었다.
이 두 사람이 한 시간째
같은 곳을 맴돌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나.
"내려가서 도와드려야 하나?
쓸데없이 오지랖으로 보일 수도 있을 텐데..."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빌딩을 내려가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나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두 여인들이
난데없는 한국말에 깜짝 놀란 것은 잠시
갑자기 내 팔을 잡고서 눈물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아들 하나 믿고
멀고 먼 이국 땅 캐나다로 이민을 왔는데
사업에 실패한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는 것.
눈물이 범벅이 된 채,
한국 영사관을 찾아가야 하는데
고부 모두 영어가 되지 않아
막막하게 계속 같은 곳을 맴돌고 있었다는 하소연에
나도 함께 영사관을 찾기 시작했다.
요즘 같았으면 구글맵으로 한방에 찾아갔겠지만...
이 사람 저 사람 묻고 또 물어
결국 두 사람을 영사관으로 안내할 수 있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내 팔을 잡으며
손자 같은 사람이 도와줘서 살았다고
겨우 한마디를 건네는 쪽머리 할머니.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몇 번이나 뒤돌아 보는 내 맘이 편치 않았다.
밴쿠버 유학 시절을 떠올릴 때면
김치찌개와 김치찜이 그렇게 먹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식탁에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서운한 입맛이라
외국 생활을 할 때 더 힘이 들었거든요.
오늘은 두꺼운 삼겹살 듬뿍 넣고 푹 고아 먹는
김치찜 레시피를 소개할까 합니다.

돼지 삼겹살은 큼직하게 잘라서 밑간을 해줍니다.
다진 마늘 한 숟가락, 통후추 그리고 소주(맛술)로요.
저는 생강청도 반 숟갈 넣었습니다.
생강청은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NG이니 조심하세요.
중요한 거!
양파 1개를 갈아서 넣어주는 것입니다.
김치의 신맛을 잡아주는 게 단맛인데....
설탕이나 올리고당보다는
양파를 갈아 넣으면
은근하게 달짝지근한 맛을 내면서
국물 맛을 200% 끌어올립니다.
저는 닭볶음탕을 할 때도 양파를 이렇게 갈아서 넣습니다.
밑간을 한 돼지고기를 깔고 양파 물을 얹어 준 뒤 김치를 올립니다.
육수를 붓고 뚜껑을 열어 둔 채(잡내를 날리기 위해서입니다)
15분 정도 팔팔 끓여 주세요~
그리고 한 가지 팁이 더 있는데요.
땅콩 가루를 넣으면 국물 맛이 더 좋아집니다.
미지막 간은 액젓과 올리고당으로 맞춰줍니다.
김치와 양파물이 들어갔기 때문에
한 두 숟가락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마지막에 대파 넣어 주고요~
삼겹살로 만든 김치찜 완성입니다.
김과 계란 프라이....
그리고 달달한 사과를 넣은 시원한 동치미와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