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3> 리뷰
***아래 글은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2>가 나온 지 벌써 6개월, 드디어 <오징어 게임 3>가 공개되었다. 아마 시즌2까지 본 사람이라면 나와 같이 의무감과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시즌3을 시청했을 것이다. 그러니 벌써 전 세계적으로 누적 시청시간이 얼마니, 이런 기사가 넘쳐나고 있지. 나 또한 요즘 볼 드라마가 없기도 하여, 공개되자마자 주말에 몰아보았다.
솔직히 흘러가는 재미는 있었다. 적어도 보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다. "응?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다 보고 나면 "음, 괜찮네" 하는 기분도 들었다. 게다가, 할리우드에서 선보일 스핀오프 버전을 암시하는 케이트 블란쳇의 딱지치기 장면까지, 스핀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투척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캐릭터와 사건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아쉬운 부분들이 꽤 많았다. 에피소드 순서대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헛된 죽음을 막으려 했던 성기훈(이정재)의 변화이다. 겁에 질려 탄알을 가져가지 못한 강대호(강하늘)를 그렇게 죽였어야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어쩌면 자신이 살려고 구실을 찾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둘째, 장금자(강애심)의 선택이다. 굳이 자신의 아들을 직접 찌르기까지 해야 했을까? 살기 위해 괴물이 되려는 자식을 막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던 자식을 직접 해친다는 설정은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다.
셋째, 끝까지 제대로 풀리지 않은 프런트맨(이병헌)의 동기이다. 도대체 프런트맨은 왜 이렇게 오징어 게임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걸까? 은근슬쩍 과거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의 행동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황준호(위하준)의 동기이다. 형이 진행하는 오징어 게임을 막기 위해, 또는 형의 행동이 궁금해서 그렇게 섬을 찾아 헤맸는데, 정작 멀리서 "왜 그랬어!"라는 공허한 외침만을 남기고 섬을 탈출한다. 그토록 큰 희생을 치르고 그 섬에 갔건만, 그의 이야기가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려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시즌2와 다른 매 게임들은 여전히 흥미로웠다. 다음 게임은 뭘까. 이 호기심으로 끝까지 버틴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진짜 진심인데, 오징어 게임 세트장은 그대로 보존해서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오징어 게임 3>의 가장 큰 발견은 단연 임시완이다.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끝까지 무엇이 진심인지, 자기 자신조차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었다.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임시완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시즌2부터 나온 캐릭터들 중 가장 큰 의미를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