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이라서 아쉬운, 더 읽고 싶은
<혼모노>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책 리뷰

by moonconmong

초등학생 아들이 유튜브에서 보고 읽고 싶다고 해서 구매했던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 <혼모노>. 역시 아이에게는 좀 어려웠나 보다. 아이는 비록 <혼모노> 단 한 편만 읽었지만, 아이와 함께 <혼모노>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 소설일까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만으로 꽉 찬 느낌이었다. 덕분에 매력적인 작가를 알게 되어 아이에게 고맙다.



일곱 빛깔 매력, <혼모노> 속 단편들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된 <혼모노>는 세 번째 수록작인 <혼모노>에서 책 타이틀을 따왔다. 젊은 작가답지 않게 성해나 작가의 필력은 확실히 독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닿게 된다.


소설집은 영화감독 김곤의 실수마저 감싸 안으려다 진정한 팬심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길티클럽'으로 시작한다. 이어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미국인인 듀이와 태극기 집회 어르신들이 예상치 못하게 '스무드'하게 얽히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제목과 같은 단편 '혼모노'에서는 자신이 모시던 장수할멈이 다른 애기무당에게 옮겨가면서 비로소 진짜 무당이 되는 과정을 통해 '진짜'라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기 위해 짓는 건축물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구의 집', 우호적인 감정이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변질되고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우호적 감정'도 인상 깊다. 자식 사랑이 넘쳐나는 엄마와 할아버지의 날카로운 신경전 속에서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고민하게 되는 '잉태기'는 헛헛한 공감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세월이 흘러가면서 함께했던 청춘들이 흩어지고 멀어진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메탈'까지, 각기 다른 소재와 이야기들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노련함이 엿보이는 젊은 작가


성해나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이 대단하다. 젊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늙수그레한 할멈이 글 속에 들어 있는 듯한 구수하고 노련한 입담에 빠져들면 어느새 한 편의 단편을 다 읽게 된다. 이야기는 끝나지만 그 이야기는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맴돌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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