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매일 한 꼭지 글을 쓴다

PART 1 거침없이 써라

by 집현전 지킴이

글은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매일 무엇을 써야 하는지 고민만 했지 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고심한 끝에 일단 시작은 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책을 읽어가며 메모하고 목차를 정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글 주제에 맞게 쓸 내용이 없거나 제대로 쓸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그것을 잊기로 했다. 목차를 정해두긴 했으나 그것을 갖고 글을 쓴다는 생각, 목표를 의식하니 선뜻 시작할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하루 일정 중에 글쓰기를 넣어 시작하려고 했지만 몇 번의 계획 수정으로 실패하게 되었고, 그것은 안 되겠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며칠간 잊기로 했고 모른 척 지나쳤다. 한데 얼마 후 마음 한편에서는 책 읽기와 더불어 글은 써야 한다는 또 다른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글쓰기 관련 책을 찾아 읽어보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면 그것도 하루도 빼지 않고 글을 쓰다 보면 그것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일 수 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야! 가벼운 마음으로 매일 한 꼭지의 글을 써 보자. 절주(節酒)를 다짐하면서 결심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글을 쓰기로 했다. 일명 ‘절주일기’였다. 하루 분량을 자유연상 글쓰기(Free Writing)로 재빠르게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 이틀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 부담이 되지 않았고, 글 쓰는 시간도 10분 내로 끝낼 수 있었다. 더 좋은 점은 절주해야 한다는 결심을 실천할 수 있게 글쓰기가 힘이 돼 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절주일기를 씀으로써 술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 어쩌면 술을 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절주일기가 절주(금주)를 하려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글쓰기4.jpg 사진=픽사베이

절주일기 쓰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자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결심이 굳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던 일을 감행했다. 목차만 대충 정해놓은 것을 갖고 가볍게 자유연상으로 낙서하듯 글을 적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바로 ‘작문비법’과 ‘독서일기’ 관련 글쓰기였다. 격일로 두 가지 글을 쓰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 않았고 매일 메모하듯 쓸 수 있어 좋았다. 독서와 글쓰기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하기에 그것을 생활습관으로 삼았으면 좋을 것이다. 말로써는 설득할 자신이 없어 글로 남겨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누구나 책을 읽고 글을 잘 쓰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독서와 글쓰기는 좋은 일이기는 하나 남에게 이야기해서 쉽사리 설득할 수 있는 성질의 주제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가족에게 말하듯이 가볍게 글을 써 보자는 것이었다. 이런 주제를 갖고 꾸준히 글을 쓴다면 그것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도 나올 수 있기에, 나중에 그 책을 선물로 준다면 말로 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상상을 해 본다.



교훈적인 내용의 말도 자주 하면 ‘꼰대 짓’이니 ‘간섭’이니 하며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글은 말보다 오래 남는다. 책을 선물로 준다면 저자로서의 체면도 서고 언젠가는 책장을 넘겨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혹여 후대에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의 고민과 바람을 이해하게 되고, 더불어 독서와 글쓰기가 생활습관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해 보는 것이다.


매일 한 꼭지의 글을 써 보니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절주를 시작하고부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맑아져 이른 아침 시간에도 활동하는 데 아무런 걸림이 없다. 이런 식으로 몸을 움직이고 글을 쓴다면 앞으로 다른 주제의 글쓰기도 가능할 것 같다. 한 분야의 책 수십 권을 일단 읽으면서 주요 내용을 메모하고 마음에 드는 목차는 뽑아 활용해 하루하루 글을 써가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모여 책이 되고…, 이는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이런 글쓰기를 깨친 것은 다분히 독서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독서를 꾸준히 한 결과 나온 성과이니 역시 독서의 효과는 크다고 하겠다.



옛 조상들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500여 권의 책을 쓴 다산 정약용은 자기 나름의 주견을 세우고 목차를 정하며 발췌 메모한 글을 취사선택해 글을 쓰라고 조언하지 않았는가. 역사는 기록의 산물이다. 글을 남겨야 인생을 남길 수 있다. 영원히 사는 방법은 독서를 하고 메모하며 글을 쓰는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상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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