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은 독자들에게 재미나 감동을 준다. 아니면 친한 친구처럼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다. 좋은 글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런 글은 막힘 없이 술술 잘 읽힌다.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도 제대로 갖춰야 좋은 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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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의 문장을 떼어다가 중간의 다른 부분에 넣어본다. 문단을 통째로 뒤바꿔 글의 흐름에 변화를 줘 본다. 그러면 글의 맛이 살아나 훨씬 더 긴장감 있는 글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문장 쓰기에 대한 기본 내용은 알고 있어야 글을 제대로 퇴고할 수 있다. 평소에 우리 국어문법에 대한 소양은 착실히 장착해 두어야 한다. 어문법에 대한 기본 지식 습득과 말글에 대한 교열 의식이 없다면 좋은 글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건축 예산은 추가 공사 등으로 20억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이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건 조사 ‘으로’가 연달아 쓰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수정하는 게 좋을까. ‘건축 예산은 추가 공사 등으로 배 이상인 20억 원으로 늘었다.’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낱말의 순서만 바꿔도 껄끄럽지 않고 술술 읽힌다.
‘9억 원짜리 주택을 거래할 때 매매 수수료 상한액은 81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역시 어순을 바꾸면 다음과 같이 매끄러운 문장이 된다. ‘9억 원짜리 주택을 거래할 때 매매 수수료 상한액은 810만 원에서 절반 수준인 450만 원으로 떨어진다.’
글을 쓰거나 퇴고할 때 ‘뜻이 정확하고 간결하면서 우아한 문장을 쓸 것. 이것이 문장이다’라고 끊임없이 되뇌어 보자. 글이 다듬어지는 과정을 고려한다면 우리 말글에 대한 기본 지식과 문장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문법 관련 책을 고를 때 ‘어떤 책이 좋을까’보다 ‘나에게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하는 게 우선이다. 수십 종의 어문 관련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많은 책을 다 읽는다고 해도 어문 실력이 일취월장(日就月將)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효과적인 공부 방법은 자기에게 부족한 점을 잘 파악하고, 그 부분에 충실한 책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다. 나의 어문 실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최소한 몇 권은 있다. 현실적으로 몇십 권을 정독한다는 것은 힘겨운 일이고, 눈에 띄는 5권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독해력과 언어 구사 능력, 어문 실력을 기르려면 책 읽기를 즐겨야 한다. 책에서 우리는 다양한 지식을 얻는다. 일상생활의 범위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를 하는 데 필요한 개념을 익히며, 여러 개념을 연결하는 논리적 상관관계도 배운다. 게다가 한글 맞춤법과 우리말 어순, 올바른 표기법 및 효율적인 문장 쓰기 등을 익힐 수 있다.
사람들은 글을 멋지게 쓰고 싶어서 문장론을 공부한다. 훌륭한 글을 베껴 쓰기(필사)도 한다. 모두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문장론을 공부하고 훌륭한 작가의 문장을 모방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글을 쓰고 싶으면 잘 쓴 글을 따라 쓰는 데 그치지 말고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는 바로 우리 어문 관련 책들을 찾아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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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는 우리 말글에 들어와 문제를 일으키는 중국 글자말, 일본말, 서양말을 낱낱이 집어내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것을 정확하게 알아보고 물리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밖에서 들어왔지만 우리 말글에 잘 적응해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거나 오히려 우리 말글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외국말도 있다. 이런 것은 기꺼이 인정하고 활용해야 한다.
요즘 글 쓸 기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한글 맞춤법을 어렵게 여기고 있다. 리의도 교수의 <이야기 한글 맞춤법>은 우리 어법과 맞춤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일상의 말글살이에서 쉽게 범해지는 잘못이나 자주 드러나는 문제 상황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 말글의 구조와 생리를 파악하고 독자적인 문제 해결력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