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미리 쓰고 100번 고친다
PART 2 고치고 또 고쳐라
‘미리 쓰고 100번 고친다’. 이것이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가 힘주어 말하는 글쓰기 비법이다. 그래야 글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란다.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하려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글쓰기에 있어서도 이런 방법이 통할 수 있겠다. 글을 청탁받을 때 생각하고 줄거리를 잡아서 글을 쓴다면 늦어질 수 있다. 시간이 많으면 천천히 구상해 초안 잡고 수정을 가해서 글을 완성해 나가면 되지만 시의성 있는 글을 요청할 때는 마감시간이 급박할 경우가 많다. 어떤 분야의 글을 미리 초고라도 써두면 원고 청탁이 들어왔을 때 서두르지 않고 대처할 수 있어 좋다.
글을 쓸 때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 백일장 같은 경우 정해진 시간 안에 해당 주제의 글을 써내야 하는데, 초고를 쓰고 여러 번 수정을 가해 완성하는 스타일과는 맞지 않아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초고를 바탕으로 몇 날 며칠을 두고 수정을 가하면서 완성돼 가는 글을 보는 게 좋다. 몇 시간 만에 후딱 써 내려가는 글은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초고를 써놓고 여러 번 퇴고 과정을 거쳐야 글은 완성된다. 어떤 주제를 놓고 처음부터 잔뜩 힘을 줘 생각을 짜낸다면 아마도 글을 끝내기도 전에 지쳐서 더 이상 이런 고통스러운 글쓰기는 하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아예 글쓰기와는 영영 이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명한 글쓰기 초심자라면 쉽고 재밌는 글쓰기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글쓰기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비법 중 하나는 ‘미리 초고를 쓰고 수차례 수정을 가해 글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일필휘지해서 글을 완성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글쓰기 초심자인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이 생각만큼 그렇게 쉬울 리는 없다. 뭇 작가들의 산문이나 인터뷰를 보면, 그들도 ‘글을 쓸 땐 항상 글을 못 쓰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과 두려움에 치를 떤다’고 한다. 유명 작가들의 노력만큼은 아닐지라도 초고를 수차례에 걸쳐 수정해 글을 다듬는 기본적인 글쓰기 자세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수정 보완하는 퇴고 과정 없이 대충 쓰고 글을 게재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자신이 쓴 글을 꼼꼼히 점검하지 않고 내보인다는 것은 뭐랄까 글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다. 보통의 경우 ‘초고를 쓰고 나서 수차례에 걸쳐 수정을 가해야만 완성된 글, 남에게 내보일 만한 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누군가 ‘내 글은 너무나 완벽하다’라고 이야기한다면, 그 글은 아마도 시원찮으며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유능한 작가일수록 ‘자기 글은 아무래도 좋지 않다’거나 ‘조금만 더 손질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를 한다고 한다. 약속한 마감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글 다듬기를 그만둔 것뿐이지 완벽한 글에 만족해서 퇴고를 끝낸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항상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또 고치기는 글쓰기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런 과정을 무시해 건너뛰고 좋은 글은 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글쓰기를 생활화한 사람은 밥을 먹듯이 매일 책과 글을 대한다. 그래서 어떤 주제의 원고 청탁이 들어오더라도 여유롭게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가 식당 상차림과 닮아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어떤 식당에 가보면 사장님 혼자서 많은 손님을 받아내는 걸 보고 놀라는 경우가 있다. 식당 사장님은 어느 것 하나 빠트리지 않고 허둥대지 않고 많은 손님을 치러낸다. 이는 본격 영업을 하기 전에 음식 재료들을 손질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평소에 글 쓰는 습관을 들이고 초안을 잡아두면 원고 청탁이 들어왔을 때 그 주제에 맞게 보완 수정을 해나가면 될 것이다. 유력 언론매체에 글을 게재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고 몇 년 간 신문지상에 글을 연재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초고를 쓰고 여러 번 고치는 노력을 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글쓰기에서도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면 임전무퇴(臨戰無退)할 수 있다.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글 초심자들이 글을 고쳐가며 완성해 가는 그 재미를 느껴 봤으면 한다. 그러면 머지않아 글쓰기 신세계에 터 잡아 책을 출간하는 영광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