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남의 좋은 글을 읽고 필사해 본다
PART 3 다양한 글감을 찾아라
창조는 모방에서 나온다는 말이 천재 화가 피카소의 예에서도 알 수 있다. 피카소는 처음부터 유명한 대작을 남긴 게 아니라 무수히 많은 습작을 통해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고 결국 유명한 화가의 반열에 올랐다. 피카소가 습작 시기에 한 것은 다른 사람이 그려놓은 그림을 흉내 내는 것이었다. 모방을 열심히 함으로써 나중에 자기만의 독창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글쓰기도 피카소의 예처럼 모방을 통해서 성장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남을 따라 해 보는 것이 처음 시작할 때는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는 남의 것을 보고 많이 배워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남긴 글을 많이 읽고 모방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독창적인 글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그래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의 좋은 글을 필사하다 보면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피카소는 창작 능력은 각색 능력이라고 했다. 필사는 독자의 관점에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관점에서 글을 써보는 경험을 하는 것으로, 창작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을 알아볼 수 있게 한다.
대가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문장을 모방하면 습작 수준의 글을 쓰게 되고, 이 습작은 창작자로 변환하는 발판이 돼 준다. 습작이 쌓이다 보면 나만의 글을 쓰게 되고, 이는 책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게 된다. 대가들의 작업 방식을 인식하게 되면 그들의 영혼과 철학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혼자서 모든 걸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창의적인 성취 대부분은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나눠보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이 뒤엉키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생각은 발전한다. 나의 독창적인 생각이란 것도 곰곰이 따져보면 누군가에게 들었거나 대화한 내용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작가들은 ‘글 병’이란 걸 갖고 산다고 한다. 글을 쓰지 못하면 병이 나는 것이다. 글을 쓰지 않는 날은 입안에 가시가 돋칠 정도로 답답하고 괴롭다고 말한다. 필사도 마찬가지다. 한 번 필사의 매력에 빠지면 필사를 하루라도 쉬는 날에는 무언가 베껴 쓰고 싶어진다. 우리는 베껴야 창조를 할 수 있다. 아무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창조할 수 있단 말인가. 적극적으로 베끼는 행위야말로 창조를 위한 거름이 된다. 그런 면에서 무조건 열심히 베낄 것을 권한다.
사진=픽사베이
모방은 영감의 원천이다. 필사를 하면서 창조의 원천인 모방을 하는 감각을 익히게 될 것이다. 모방을 하다 보면 창조가 영감으로 탄생하는 걸 경험함으로써, 창의력이 특출난 사람만이 갖는 특별한 능력이 아님을 알게 된다. 누구나 모방을 할 수 있고, 누구나 필사를 할 수 있으며, 누구나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다.
산 정상에 가 본 사람이 계속 등산을 즐길 수 있듯이, 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은 지금 어떤 분야에서든 성장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계속 도전해야 하며,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야 한다. 조금 아프더라도 일어나서 결승점을 향해 다시 뛰어야 한다. 시행착오 없이 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 글이나 책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는 책 읽기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책 읽기는 누군가가 시작한 것에 호응해 주는 관객과 같은 역할이다. 하지만 글쓰기는 내가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해야 하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 또한 그 연극을 전체적으로 만드는 연출자가 되어야 하고,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일기보다 한두 단계 위에 있는 것이 바로 쓰기다. 바로 이런 차이 때문에 100권의 책을 읽은 사람보다 그 분야와 관련된 책 한 권을 쓴 사람이 더 전문가 대접을 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