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글이 된다
PART 3 다양한 글감을 찾아라
글쓰기를 위한 소재를 구하려고 애쓰다 보면 주변 일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질문과 해답,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은 메모를 통해 일단 기록이 되고, 그런 다음 사색을 통해 내용을 심화하거나 확장해 나간다. 중요한 것은 평소 독서를 통해서건 일상 생활 속에서건 글감을 다양하게 찾아 모으는 것이다. 글 쓸 거리가 있어야 우선은 시작이라도 해 볼 수가 있다. 소재가 없으면 글쓰기란 맨땅에 헤딩하기처럼 막막하고 힘들다. 소재를 바탕으로 한 자기 내면화 과정이 문장으로 드러난 게 글이다.
‘열 시간 동안 편집자를 앞에 두고 이야기한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가 책의 바탕이 되었다.’ 이 인용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을 쓰는 데 있어서 그 방식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을듯하다. 녹취한 내용을 문자로 풀어내면 한 권의 책이 된다. 구술을 바탕으로 한 책 출간은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글쓰기에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방법으로 쓸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무엇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옳다. 글에서 중요한 것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는 다양한 곳에 있다. 그것부터 찾아야 한다. 구색을 갖춰 말글을 늘어놓는다고 해서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편지나 이메일도 그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마음, 내용이 중요하다. 내용이 없는 말글은 하나의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진=픽사베이
깨달음을 주고 감동을 자아내는 문장을 메모해 보라. 이 세상에 완전 100% 새로운 것이란 있을 수 없다. 내 생각도 다른 사람의 생각에 잇대어 자라나는 것이다. 독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남의 생각과 주장을 엿보는 것임과 동시에 그것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주위로부터 듣는 말도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도 글쓰기의 좋은 소재가 된다. 혹자는 ‘글쓰기는 문장 이어 붙이기’라는 말로 글쓰기를 간단하게 정의하기도 한다. 한 문장 또 한 문장 이어 쓰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글이 탄생한다. 이렇게 본다면 글쓰기는 바로 문장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 문장에 이어지는 하나의 문장을 생각해 내면 되는 것이다.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은 읽은 내용을 가려 뽑는 초록을 하면서 독서한 것으로 유명하다. 책을 읽으면서 세목에 따라 필요한 문구나 문장을 뽑아서 정리를 했다. 물론 초록을 하기 전에 무슨 글을 쓸 것인지 큰 주제와 세목을 정했다. 초록한 문장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고 내용을 확장해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500권 이상의 책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다산의 효율적인 독서와 메모라고 할 수 있다.
단어나 문장을 가려 뽑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책 2, 3권을 동시에 읽는 게 좋다. 이는 글쓰기를 할 때 유용한 독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여러 권의 책에서 필요한 문장을 뽑아낸다면 글쓰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책 여러 권 읽기는 복합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고, 서로 다른 내용이 결합하고 융합돼 색다른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
글은 작은 아이디어나 문장 하나에서 시작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일단 시작을 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처음에는 보잘것없지만 결과물은 아주 훌륭할 것이다. 애초부터 무슨 대단한 이상이나 주제를 갖고 시작하는 글쓰기는 없다. 그리고 글은 초고를 작성한 뒤 수십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그 과정을 즐겨야 한다.
글쓰기는 직장에서의 연공 서열 같은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다고 해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인기 있거나 돈이 많은 순서대로 글이나 책을 쓰는 것도 아니다. 다만 누가 독자의 필요에 부합하는 글감을 갖고 실행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