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발췌한 문구들이 모이면 책이 된다
PART 3 다양한 글감을 찾아라
책을 읽으면서 발췌해 놓은 문구들이 모이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잘하면 책으로도 펴낼 수 있다. 독서를 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보통은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타나면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게 된다. 이는 나중에 다시 찾아서 읽거나 글쓰기에 활용되기도 한다. 메모의 중요성은 따로 강조할 필요가 없다. 메모를 남긴다는 것은 독서를 꼼꼼하게 한다는 뜻이고, 그렇게 남겨진 문구나 문장은 모여 좋은 글쓰기 재료가 된다. 메모는 노트에 할 수 있고, 휴대전화로도 할 수 있다. 혹은 책 여백에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넣을 수도 있다. 메모의 양이 하루 이틀 쌓이면 글쓰기의 보물창고가 된다.
19세기 다산 정약용은 독서를 하기 전에 우선 자신이 쓸 책의 주제와 목차를 정했다. 그런 다음 독서를 하면서 필요한 문장을 가려 뽑고 체계를 세워 책을 썼다. 다산은 초록(抄錄)이라는 창의적인 독서 방법을 개발해 냈다. 새로운 책은 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유에서 나오는 것임을 다산의 저술 활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책 쓰기의 성패는 기존의 내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열 편집하고, 거기에 어떤 생각을 덧붙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지금 알려진 다산의 저서는 500권이 넘는데,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다산은 독서광이었으며 글쓰기에서도 일가견이 있었다.
사진=픽사베이
독서를 하기에는 도서관이 좋다. 혹자는 애인(책)을 만나러 도서관에 간다고 말할 정도로 그곳엔 대단한 보물인 책이 있다. 책에 미치면 좋은 일이 생긴다. 요즘에야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기도 하고, 무료함을 달래려고 도서관으로 발길을 하기도 하며, 진짜 보고 싶은 책을 읽으러 도서관으로 가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도서관에 가는 사람은 책(공부)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다. 도서관에 가면 수많은 책이 우리를 반긴다. 우선 읽고 싶은 책을 서너 권 골라 읽으면 되고, 커피 한잔으로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른 책을 읽는 묘미도 있다. 도서관에서는 쓰고 싶은 글도 마음껏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도서관 가는 것도 습관 들이기 나름이다. 휴일에라도 도서관에 한 번 들러 보자.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며 정리하고, 다음 주 해야 할 일을 미리 계획해 보자. 가끔은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훑어보면서 선물 고르듯 마음에 드는 책 하나를 골라 펼쳐 보자.
공무원이 많은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구내식당에서 10분 만에 밥을 먹고 교보문고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직장인도 있다. 책은 이렇게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어 읽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 국민은 반드시 하루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조항이 신설되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이런 발칙한 상상을 해 본 것은 하루하루 일상생활 속에서 책을 읽기란 그렇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항상 바쁘게 동분서주(東奔西走)하며 치달리는 직장인들이 시간을 내어 책을 읽기란 손꼽을 정도로 적다. 그나마 휴일에는 직장 일로 쌓였던 일주일간의 피로를 푸느라 축 늘어지게 마련인데, 그런 상황에서 책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하지만 그런 빡빡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책을 찾아 읽는 사람은 꼭 있다. 그냥 흘러 사라져 버리는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독서를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대중매체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독서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진다는 보도를 내놓지만, 이즈음 도서관에 가 보면 예전보다 독서 열기가 더 후끈 달아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집필하려면 다른 사람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인풋(input)이 있어야 아웃풋(output)이 있는 법이다. 평소에 시간을 만들어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메모한 내용들이 쌓이고, 거기에 자신만의 생각을 덧붙이면 하나의 책이 탄생하는 것이다. 손 놓고 있으면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정말 치열하게 독서에 목숨을 건 결과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열어젖힌 주인공들을 방송으로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독서를 숨 쉬듯 하며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저서를 쏟아내 유명 저자로 우뚝 섰다. 잘나가는 대기업 연구원 생활을 그만두고 도서관에서 3년 동안 1만여 권의 책을 읽고, 이후에 수십 권의 책을 폭풍처럼 휘몰아 쓴 괴력의 저자도 있다. 바로 김병완 작가다. 그는 독서와 글쓰기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독서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는 사람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책을 본다는 것은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이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
책을 쓰려면 계획을 짜서 순차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일단 해당 분야 책 수십 권을 읽고 메모하고 난 다음에, 목차를 가려 뽑고, 목차에 따라 매일 한 꼭지씩 글을 써서 초고를 만든다. 그다음에는 거기에 따라서 내용을 수정 보완하는 퇴고 과정을 여러 번 거치면 된다. 이런 과정 없이 무계획으로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다 보면 무엇을 써야 할지 감을 못 잡을 뿐만 아니라 중언부언하다 그만 길을 잃고 만다. 끝내 글을 쓰려는 의욕마저 꺾이고 말 것이다. 책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책은 아무나 쓸 수 없고 특출난 재능을 가진 사람만 쓸 수 있는 걸로 생각하는 건 큰 오해다. 독서를 통해서 얻은 결론이지만, 글(책)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별것 아니었다.
글 쓰는 과정을 터득하고 나면 책 쓰기에 성공할 가능성은 커진다. 책을 읽고 글 쓰는 습작 과정이 없다면 이런 말도 잘 들리지 않을 것이다. 독서 메모는 유익한 자료가 된다. 메모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 글쓰기를 염두에 둔다면 처음부터 기획 독서를 해 보는 게 좋다. 독서 내용을 메모 형식으로 출처와 함께 적고 거기에다 자신만의 생각을 덧붙인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열심히 메모하면 책을 내는 때는 더 가까워진다.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것만큼 중요한 공부는 없다. 책 읽기라는 숭고한 체험을 통해서 글 쓰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면 책을 내는 건 시간문제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