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인문고전을 다양하게 접해야 한다

PART 3 다양한 글감을 찾아라

by 집현전 지킴이


창조력이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질적인 것들을 융합하고 엮고 조합하는 것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각과 주장, 의식에 자주 접해야 한다. 특히나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아주 오래 살아남아 영혼에 울림을 주는 인문고전을 많이 찾아 읽어야 한다.

고전이 오래도록 읽히는 이유는 그 내용이 지금의 시대에도 옛날에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억되고 읽힐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불멸한 사상이나 진리는 없다고들 하지만 곡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개중에는 진리에 버금가는 가치 있는 윤리나 사상, 생각, 아이디어, 창조성 때문에 자주 찾아 읽어야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 대학의 경우 인문고전 100권을 읽어내야만 대학을 졸업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대학 4년 동안 다른 공부가 아니라 고전 100권을 읽고 요약하고 토론하며 새로운 글을 써보고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낸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나를 고민하기도 한다.

글쓰기1.jpg 사진=픽사베이


고전 속에는 보편타당한 내용이 존재하고 시대를 거듭해서 고민하고 토론할 만한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에 잊히지 않고 자꾸 들먹거려진다. 문학작품이나 음악이나 희곡 등 고전으로 분류할 만한 작품들은 많다. 이것들은 오래도록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는 전혀 퇴색되지 않는다. 이즈음 새벽 산책길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 걸 즐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어느 정도 겪은 후라서 그런지 클래식 음악이 이전과는 좀 다르게 다가온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좋다. 책상에 앉아서는 떠오르지 않던 생각들이 클래식 음악의 잔잔한 선율을 타고 흘러내린다. 재빨리 메모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금방 떠오른 생각들은 순식간에 흩어져 버리고 만다.


고전이 좋은 점은 참신한 생각을 자아내는 데 있다. 창의적인 머리로 바뀐다고 해야 하나, 고전에는 새로운 사고를 충동하는 신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고전이 오래도록 힘을 갖는 것은 그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이전의 것과 유사한 내용이라면 시대를 초월해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천재 작가와 접속한다는 의미이고, 천재의 뇌와 연결된다는 것이고, 천재의 뇌를 닮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인문고전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은 세계의 모든 언어학자가 찬양하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문자인 한글을 창조했다. 이것만큼 더 큰 혁신은 없을 것이다. 세종대왕이 이처럼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한 밑바탕은 단연코 독서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은 전에 없던 새로운 문자다. 당시 학자들의 기여도 있었지만 한글 창제를 가능케 한 추동력은 세종대왕의 왕성한 독서력이었다. 책을 읽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세종대왕은 밤낮으로 책을 읽고, 심지어 눈병이 나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독서광’이었다. 집현전이라는 기관을 만들어 독서를 장려하고, 신하들에게 휴가의 일종인 ‘사가독서(賜暇讀書)’를 시행해 집에서 독서를 하게 했다. 세종대왕은 독서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읽었다. 당시 주류층인 사대부들의 반대를 무릅쓰면서 백성들이 쉽게 익혀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들어냈다. 한글 창제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순간의 생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꾸준한 독서와 사색, 폭넓은 사고를 했기에 가능했다. 책을 읽지 않고 신하들의 말만 듣고 나라를 다스렸다면 새로운 문자 창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창조력은 책을 통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면면히 이어진다. 독서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라고 하지 않는가. 세종대왕은 애독가로서의 진면목을 한글 창제를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고전은 오래도록 빛을 발한다. 불후의 명작은 선현의 고민과 사색을 자양분으로 이 세상에서 빛을 본 것이고, 후세 사람들은 고전 읽기를 통해 천재의 뇌와 접속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문물이나 사상, 물건을 만들어내기란 혼자만의 머리로는 어렵다. 천재들과의 빈번한 만남과 소통으로 창의력은 힘을 얻는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인문고전 읽기에 있다. 고전을 다양하게 많이 읽을수록 삶의 품격은 달라진다. 한두 권 읽고 그칠 것이 아니다. 또한 한 번 읽고 책을 덮을 것도 아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고전 여행’을 떠나보면 알 것이다. 인문고전은 창의력 함양으로 가는 탄탄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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