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초고엔 무엇이든 기록하라

PART 1 거침없이 써라

by 집현전 지킴이


자유로운 글쓰기는 특정한 시기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무엇이든 기록하는 행위다. 마음속 깊이 뭔가를 억지로 생각해서 완성된 글을 원하면 애초부터 시작하기가 어렵다. 처음엔 가볍게 휘갈겨 본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워밍업한다는 기분으로 글을 시작해야 실패할 확률이 낮다.

독서를 하든 생각을 하든 길을 가든 친구를 만나든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기록하라. 생각이란 것은 곧 사라져 버릴 안개 같은 것이어서 한번 떠오른 생각을 붙잡아두지 않으면 원래의 생각을 떠올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유로운 글쓰기는 생각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기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글을 검열하지 않고 자유롭게 물이 흐르듯 쓸 수 있다. 완벽한 글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한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처음엔 자유로운 글쓰기로 초고를 완성해야 한다. 초고가 있으면 다음의 글쓰기는 살을 붙여나가는 과정만 남아 있을 뿐이다.

등산을 제대로 하려면 힘 안배를 잘 해야 한다. 100m 달리기나 마라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너무 힘을 소진하면 마지막까지 내달릴 수 없다. 글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봐라. 완벽한 글을 처음부터 쓴다거나 좋은 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애초에 가지지 말아야 한다. 어떤 대단한 작가라도 처음부터 한방에 무리 없이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어떤 작가는 글쓰기를 ‘글 감옥’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글쓰기2.jpg 사진=픽사베이


글쓰기는 누구든지 어려운 과정이다. 새로운 글이란 기존의 것과는 다른 내용이 있어야 하기에 쉬운 작업이 아니다. 독서를 평소에 많이 하며 그 내용을 곱씹어 자기만의 주관으로 재정리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한순간에 별안간 좋은 생각이 나서 완벽한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글은 고쳐나가야 한다. 처음 쓴 글은 한마디로 ‘쓰레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대로 매만져야 한다. 한갓 쓰레기에 불과한 글을 남한테 내보이는 것은 실례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글을 제대로 손질해야 한다. 손질을 하는 과정이 퇴고다. 글을 쓰는 데 있어 퇴고는 필수 과정이다. 퇴고 과정이 없다면 비유컨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단번에 써 내려 간 글을 재독 삼독 하며 고치지 않고 처음 글 그대로 공개한다면 남으로부터 비웃음을 살 것이다.




남의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한 권의 책 속에는 지은이의 생각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독서는 지은이의 그런 생각과 아이디어를 살짝 살펴보는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많이 접할수록 내 생각과 아이디어가 날이 갈수록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 남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고 내가 존재하기에 남이 존재한다. 생각이 교차하고 서로 맞물릴수록 한 생각은 위력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일단은 처음 백지상태에서는 마음속에 있는 것을 완전히 꺼낸다는 생각으로 시작을 해야 어렵지 않게 글을 쏟아낼 수 있다. 억지 기분으로 강제로 뭔가를 긁어낸다면 얼마 가지 못해 주저앉고 말 것이다. 어느 누가 이런 식으로 해서 실패한 경우를 많이 봐왔고, 이런 사람일수록 처음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글을 시작하라고 조언을 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좋은 경험을 해봤기에 어떻게 해야 글을 지치지 않고 완결지을 수 있는지 몸으로 체득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냇가의 물은 돌멩이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 흘러가는 대로 잘 흘러간다. 그런데 크고 작은 돌멩이가 물 흐르는 방향을 막고 있으면 그 물은 제대로 잘 흘러가지 않고 방향을 바꾸거나 우회해서 흘러가야 한다. 시간이 더 걸리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물이 흘러갈 가능성은 높아지며, 어떤 경우에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물이 흘러들어 다른 곳에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러한 돌멩이는 글쓰기에 있어 자유로운 의식의 흐름을 방해하는 자기검열과도 같은 것일 게다.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을 쭉 따라가며 글로 받아 적으면 문장이 되고 글이 되는데, 그것을 처음부터 고르고 잘라 완결성 있게 하려고 하면 글의 씨앗부터 잘 나오지 않는다.


마음속 글의 씨앗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일단은 세상으로 나오게끔 해야 하며 그다음 일은 그때 처리해도 된다. 일단 나오지도 않은 글을 갖고 이러니저러니 평가해 버리면 정작 세상에 빛을 보지도 못하고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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