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교사의 기도

by 전창훈

하느님

저에게는 온몸을 던져 당신을 추앙할 용기가 없습니다

당신의 존재를 믿을 증거도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당신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릅니다

부디 이 미련하고 나약한 종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하느님

오늘도 잠자리에 들기 전 고해합니다

어제의 저는

나뭇잎의 바스락 거림을 공사장 소음이라도 된 듯 나무라고

짧은 식견으로 그들의 생각을 재단하였으며

모든 알을 품지 못해 몇몇을 외롭게 두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작은 새의 지저귐을 듣느라 흘러가는 구름의 생각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늘에 앉은 모래알을 바람에 흘러가게 두었습니다

더딘 날갯짓이 답답해 제가 대신 목덜미를 물고 날아올랐습니다


하느님

오늘도 잠자리에 들기 전 다짐합니다

나뭇잎의 바스락 거림을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들어주기를

깊은 지식을 가져 그들의 생각에서 의미를 찾아주기를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그들을 품어주기를

또한

새, 구름을 아우르는 풍경을 담기를

흘러가는 모래알 하나도 소중히 할 수 있기를

답답한 날갯짓을 보며 웅장함을 느낄 수 있기를


하느님

부디 이 미약한 종의 기도를 들으시어 주소서

바라건대, 그들이 스스로 양봉하여 꿀을 얻을 수 있도록 하소서

그리하여, 그들이 낚시꾼보다 물고기의 마음을 알게 하소서

비로소, 그들이 칭찬과 배려가 무쇠도 녹일 수 있음을 알게 하소서


하느님

저는 그저 저보다 작고 안쓰러운 모래알들을, 새들을, 바람들을, 나뭇잎들을

한 풍경에 품을 수 있기를 바라나이다

사진으로 담지도, 그림으로 그리지도 않을 테니

단지, 그것을 바랄 뿐입니다

부디 이 삿되고 박약한 기도를 들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