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후에 운동을 합니다.](5)

자극을 받았다.

by 전창훈

주말에 wngp에서 주최하는 보디빌딩 쇼에 갔다.

군 시절 함께 동고동락하던 소대장이 4달간 열심히 준비하여 시합에 출전한다길래 열일 제쳐두고 간부들, 후임들과 함께 응원을 하러 달려갔다.

소대장은 여러모로 나와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같은 초등교사 출신이고, 사서 고생하는 것을 즐겨 SDT에 들어왔으며, 둘 다 운동을 매우 좋아한다.

대화 코드도 잘 맞았기에 나는 전역 후에도 소대장과 자주 연락하며 함께 운동을 하곤 했다.


4달 전 즈음, 소대장은 갑자기 전역 전에 바디 프로필을 찍고, 시합에 나가보겠다고 했다.

동시에 나에게 파트너 운동을 권했다.

사실, 그동안 나는 식단을 칼같이 지키고 몸을 조각하듯 깎아내는 과정이 두렵고 낯설어,

근육의 고립을 강조하는 보디빌딩식의 운동보다는 기능성과 수행 능력에 초점을 두고 운동했다.

운동역학적 지식이나 생리학적 지식 하나 없이 그저 운동을 즐기는 말 그대로의 아마추어 헬서이기에 내가 원하는 대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파트너 운동을 한다면, 그것도 시합을 목표로 한 사람에게 맞추어 운동을 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운동 구력이 의미 없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보디빌딩을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 보디빌딩을 바라보면, 이 종목은 스포츠라기보다는 예술에 가깝다.

보디빌딩은 자신의 육체를 조각하고 갈고닦아, 무대 위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을 보여주고 내려와야 하는 종목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피겨 스케이팅이나 발레와 성향이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강해지고, 건강한 몸을 추구하기 때문에 다른 근육 부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동작하는 부위에 최대한의 고립과 부하를 이끌어내는,

보디빌딩에 대해 일종의 두려움 섞인 선입견이 있었다.

쉽게 말해서 내가 감히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소대장은 나에게 파트너 운동을 제안했다.

가까운 거리에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 성향이 맞는 사람끼리 강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겠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걱정부터 되었다.

하지만, 고민해서 무엇하겠는가. 고민은 결정을 늦출 뿐, 나는 소대장과 함께 새로운 헬스장을 등록하고 함께 운동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본 바,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은 정말 경이로울 정도의 인내와 정신력을 지닌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운동을 하고 옆에서 라멘이며, 삼겹살이며,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어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식단을 하는 그 인내.

자세가 흐트러지면 처음부터 다시 해서라도 목표한 운동량을 채우겠다는 집념.

그것은 확실히 매번 같은 운동을 하며 매너리즘에 빠진 나에게 큰 자극으로 와닿는 것이었다.


나 또한 소대장의 고통을 공감하기 위해 함께 식단을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 운동을 했지만 복근을 본 적 없던 나의 배에 복근이 서서히 박히기 시작했고,

괴롭지만 깨끗한 음식을 먹으니 몸이 개운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4 달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고, 지난주 주말, 소대장은 무대에 올랐다.


그의 몸은 경이로웠다.

아마추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선명하게 드러난 근육과 자연스러운 포즈, 그리고 고통의 시간을 상징하듯 어깨와 등에 아로새겨진 튼살.

그 생생하고 역동적인 감정은 직접 시합을 보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동시에 같은 시간 훈련했음에도 소대장에 비하면 큰 변화가 없는 나의 몸이 부끄러워졌다.

그동안 무게를 드는 것에, 높은 강도를 가져가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여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친 모양이다.

몸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 연습장이다.

소대장의 몸이 꾹꾹 정성스럽게 눌러쓴 일기라면, 나의 몸은 대강 구색만 맞춘 낙서에 가까운 것이었다.

동작 하나에 정성을, 닭가슴살 한입에 집념을 담아 날카롭게 다듬을 때, 비로소 몸은 그 정성에 응답한다.


그래서 자극을 받았다.

나는 항상 일정한 프로그램으로 웨이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이 감정을 경험하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유명한 액션 배우인 '더 락'의 프로그램은 악명 높은 동작들로 구성된 훈련과 주 6회 스케줄로 살인적인 강도를 자랑한다.

첫날부터 냅다 하체 운동을 하라는 프로그램의 명령에 정신없이 수행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흘렀다.

총 70000kg 이상의 볼륨,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수치다.

그래도 해낼 것이다.

연습장의 새로운 페이지에는 정성스러운 글자와 알찬 내용만을 담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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