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맣게 잊어버리기까지
그토록 원하던 너와 맞잡는 순간
순간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스러져가는 나는
언젠가 가질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믿었던가
괜찮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이제는 믿는 법을 까먹은 나는
이미 찌그러진 순간을 다시 펴봐도
더는 돌아갈 수 없음을
후회로 번진 마음을 씻어낼 수 없음을
너도 깨달았으면 싶어
너도 더는 눈물로 젖지 않았으면 해
그만해라는 말이 새로운 시작이 될 수는 없음을
너도 이해했으면 싶어
나를 놓지 말았어야 한다던 후회도
너를 더 믿고 그 순간을 기다렸어야 했다는 후회도
더는 의미가 없어
그러하게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잊지 말자
언젠가 닿을 것임을 바라보자
너는 그렇게
나는 이렇게
스러져가는 나를 지켜봐 줘
이렇게라도 서있는 나를 안타까워해줘
흔한 말로 위로하지 말아 줘
그냥 빙긋 입꼬리를 올려 이를 깨물며 버텨보자
더 괜찮아지기까지
서로를 잊어버리는 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