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길 끝에서 그대를 본다
건지산 단풍나무숲에 서다
올해는 예쁜 단풍을 볼 수 없을 거란 예상으로 포기했었다.
그.런.데.
작년보다 열흘 정도 느린 걸음으로 왔지만..
간혹 다 물들지 못하고 지쳐 떨어진 나무들도 있지만..
다시 한번 더 온몸을 물들여온 이들의 역사가 한눈에 펼쳐진다. 감탄사를 연신 발하게 하며 행인의 시선을 뺏는다.
기다림을 주었기에 더 간절했을 것이다.
기대를 안 했기에 더욱 감사한 것이다.
곁을 내 준 그녀가 연신 좋아하니 절로 흥이 난다.
나무를 쓰다듬다가
안아보다가
멀리서 보기도 하고
가까이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녀의 흥이 내게로 온다.
그녀의 다정함이 무감한 마음을 흔든다.
바람도 좋고. 낙엽내음 흙내음도 투박해서 더 정겹다.
함께 물들어 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