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위로
2026.1.2 오후 10시47분 사랑하는 딸이 일기장을 찍어 보냈다. -나를 한참 울렸다.
왜 하나님은 인생에 이별이라는 통과의례를 심어두셨을까?
삶에 기쁘고 새롭고 설레기만 한 만남만 있으면 참 좋으련만
꼭 ' 이별'이라는 것이 들어와서 사람 맘을 다 뒤흔들고
끝내는 눈물이 터지게 만든다.
엄마가 천 번을 말해서 결국에 이뤄낸 꿈, 엄마의 에세이를 읽는다.
엄마는 그 책을 통해 엄마의 이야기를
엄마의 엄마와의 이별을 하는 중이었다.
내가 왜 나는 안 돌봐주냐고
나이 서른셋에 엄마의 손길을 찾으며 볼멘소리를 할 때,
엄마는 엄마의 엄마와 이별하는 중이었다.
나는 내 뱃속에 햇살이를 지키는 일에 여념이 없다가
엄마의 애도의 날들을 알아주지 못했다.
삶이란 참. 복잡하다.
엄마에게도 엄마의 시간이 필요한데..
엄마도 엄마의 딸이고,
한 명의 소녀고,
꿈을 간절히 이루고 싶은 작가인데
우리 모두 참 엄마에게 바라는 역할이 많다는 걸
철없는 난 또 이제야 드디어 깨닫는다.
엄마, 참 힘들었겠다.
아빠에게 아내 노릇하랴,
아들에게 엄마 노릇하랴,
철없는 임산부 딸에게 친정엄마가 되어주느라,
엄마 참 힘들었겠다.
그 와중에 밭도 일구고 여러 사람을 꽃피우면서,
끝내 꿈도 피워낸 엄마가 대단하다.
정말 존경해요 엄마.
엄마는 꽃을 피우는 봄이다.
그런 엄마에게서 내가 피어나고
햇살이 들어앉았다.
엄마는 봄이다.
지난 일월 이일에 딸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엄마의 에세이를 금방 읽어버리기가 아까워서 한 편씩 천천히 읽어가는 중이란다.
몇 편 읽지도 못했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못 읽겠다고 전화가 왔다
엄마가 존경스럽단다.
입덧이 심해도 옆에서 찬찬하게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따순 밥 해놓고 밥 먹으러오라고 자주 부르지도 못했는데
허겁지겁 병원에 뛰어다니고
밀린 원고 쓰고
내 본업인 수업을 하고
농장일을 돕고
정신없이 보내다가
엄마를 보내드리고 나서도 허전함을 채울 길 없어 방황하다가
내 설움에 겨워 미처 챙겨주지 못했는데...
이렇게 나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딸이 곁에 있어서 참 감사하다.
더 존경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올곧게 생활해야겠다.
나의 봄, 나의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