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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햇살 Jan 28. 2023

태교 일기- 1

아, 태동을 느낄 수 있다니! 1993.8.5.

 아가야!

오늘도 아침을 맞이하면서 너의 인사를 기다렸단다. 뭉클뭉클 손놀림인지 발놀림인지 넌 어김없이 이 엄마에게 하루 시작의 인사를 전해오더구나. 너의 몸짓 하나하나가 나에겐 무한한 감사요 행복이란다. 아빠와의 사랑의 결실, 우리의 분신인 네가 몹시도 그립단다. 눈은 누구를 닮았을까? 초롱초롱 내 눈을 닮았으면 좋겠다. 아빠의 오뚝한 코와 훤칠한 키를 닮아야 할 터인데. 입술은 도톰할까? 얄상할까? 성격은 아빠처럼 밝고 진취적일 거야.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릴 수 있을 만큼의 도량도 있을 거야. 믿음 또한 굳건하겠지?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아름다운 너이리라 믿어진단다.


 아가야!

20주가 되면서부터 너의 태동을 느낄 수 있었어. 막연하고 아련히 느껴지던 네가 이젠 엄마 안에서 신호를 보내고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어. 즐겁게 헤엄치며 노닐고 있을 너를 생각하니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 신비한 순리에 또 한 번 감탄과 찬양을 아니할 수가 없구나.

 아가야!

며칠 전 혈액 검사를 했는데 약간의 빈혈이 있다는구나. 정상은 12-14인데 우리의 피에는 10-6 정도의 철분으로 철분제 복용을 원한다는구나.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혈압은 90-60으로 약간 저혈압인데 너만큼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혈압이었으면 좋겠다.


아가야,

 지금 아빠의 코 고는 소리 들리니? 책을 즐겨 읽는 아빠는 밤새워 독서삼매경이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들어서 지금은 한밤중이란다. 우리 아빠 얼굴에 장난 좀 쳐볼까? 수염도 그려놓고 눈썹도 추켜올려놓고... 호호호 재미있겠지?


아가야! 너도 세상에 나오면 아빠처럼 문학에 관심을 갖는 정서적인 아이로 감수성이 풍부하고 관찰력이 예민한 아이로 생각이 깊고 언행에 조심성이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구나. 분명 그럴 거야. 넌 우리의 분신, 신께서 주신 은총의 선물이니까. 

그럼 안녕 내일 또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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