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명품백과 남자의 낚싯대

진실은 겹쳐지는 순간 위선이 된다

by 간극

여자는 가방을 든다.

물건을 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선을 머물게 하기 위해서.


시야에 있는 것과

시선에 남는 것은 다르다.

그 차이를 우리는 가격으로 부른다.


남자는 낚싯대를 든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잠시 내려놓기 위해서.


그건 취미라기보다

허락된 탈출에 가깝다.


각자의 자리에서는

둘 다 진실이다.


그러나 서로의 눈으로 보면

그 진실은 쉽게 왜곡된다.


낚싯대는 한량이 되고,

명품은 사치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진실은 혼자 있을 때는 견디지만

겹쳐지는 순간

위선이 된다.


오늘도

가방은 어깨에 걸리고

낚싯대는 물가에 선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각자의 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낸다.


그리고 문득 묻게 된다.


이해받지 못한 삶은

틀린 삶일까,

아니면

그저 다른 방식의 진실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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