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늘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말할까..
오늘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정들에게
우리의 자리를 내주었을까.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라”라고.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결과에 대한 말일뿐이다.
아무도 왜 감정에 집어삼켜지고,
왜 주도권을 뺏기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해왔다.
우리는 감정을 다스리는 수도자도,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수행자도 아니다.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일 뿐이다.
그런 사람이 늘 감정을 통제하며
온전한 주도권을 쥐고 산다는 건,
타고난 기질이 있지 않은 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감정을 없앨 수 있는가가 아니라,
왜 감정 앞에서 우리는 이렇게 쉽게 휘둘리는가다.
모든 외부 자극이 들어오는 순간,
우리의 뇌는 아주 빠르게 분류를 시작한다.
이것이 생존의 위협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
그 분류가 끝나면
그에 맞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자아는 그 신호 위에 즉시 서사를 덧씌운다.
슬픔, 분노, 불안, 상실감이라는 이름으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실제 생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이 서사에 휘말려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달려간다.
마치 감정 그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하지만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감정이 ‘나’가 되는 순간은 끊을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통제가 아니라 인식이다.
이미 반응해 버린 자신을 자책하는 대신,
다음번에는 어디서부터 주도권이 넘어갔는지를
알아차리는 것.
신호를 감각적으로 느끼지 못해도 괜찮다.
이미 말이 먼저 나가버렸는지,
이미 행동이 앞질렀는지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분리는 시작된다.
그 순간 감정은 더 이상 족쇄가 아니다.
그저 내 존재가 보내온
하나의 신호로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