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무의식에 심어진 의심은 왜 이렇게 늦게 드러나는가

by 간극

가스라이팅은 흔히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상대방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행위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실제로 이 행위가 위험한 이유는

겉으로 드러난 말이나 행동보다

상대의 무의식에 무엇을 심는가에 있다.


가스라이팅을 해부하려면

먼저 ‘의심’이라는 감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심은 언제 생기는가.

그리고 왜 한번 싹튼 의심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의심은 의식의 표면이 아니라

무의식의 기저에 박히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은 보통 두 가지 방식으로 입력된다.

하나는 아주 천천히 반복되는 의심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강한 사건이나 말로 남는 임팩트다.


문제는 이 두 방식 모두

당사자가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의심은 스스로를 갉아먹고,

가스라이팅은 어느 순간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긴 상태를 만든다.


더 위험한 지점은

이 행위가 특별한 악인에게만 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타인을 설득하는 기술,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말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카리스마 역시

무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같은 구조를 가진다.


그래서 가스라이팅의 문제는

‘무조건 나쁘다, 좋다’의 판단이 아니라

무의식에 개입하는 행위가 얼마나 강력한가를

알고도 사용하는가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스라이팅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기질과 상황은 언제나

이성적인 판단보다 먼저 작동한다.


하지만 최소한

맹목적으로 무너지는 상태는

피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단순하다.


타인의 말에 바로 대답하기 전에

하나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선택은

타인의 이득을 위한 영역인가,

아니면

내 존재의 기준에 관한 문제인가.


타인의 말에 즉각 반응하는 순간

주도권은 이미 넘어간다.

하지만 내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선택은 더 이상 통제의 문제가 아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이기에

누군가는 그 의존을 악용하려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야 하지 않을까.


아무도 대신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는다.

나 역시 타인의 인생을 대신 살 수 없다.


적어도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일,

그리고 나 자신을 쉽게 내주지 않는 일,

그 두 가지만은

끝까지 지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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