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웃으며 새우깡을 집었다.
“엄마, 이거 갈매기 밥 줄 건데 사도 돼요?”
엄마는 잠시 아이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갑판 위로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고, 바닷바람이 불었다.
아이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웃음을 멈추지 못한 채
새우깡 한 봉지를 전부 갈매기들에게 던져주었다.
다음엔 두 봉지를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아이 나름의 좋은 추억 하나를 남겼다.
한 청년은 또 한 번의 불합격 문자를 확인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지갑을 열어보니 남은 돈이 많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다 소주 한 병과
눈앞에 놓인 새우깡 하나를 집어 들었다.
자축할 일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오늘 하루를 견디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
며칠째 굶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한 노숙자가
골목길 끝 작은 슈퍼 앞에 섰다.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손에 닿은 것을 집어 들고 달렸다.
주인의 고함 소리, 뒤쫓는 발소리.
도로를 건너려다 차에 치였고
몸이 공중에 뜨는 순간,
손에 쥔 것이 새우깡이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또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