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말

생각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삶에 대하여

by 간극

나는 가끔 김유신의 말이 된다.


핸드폰을 들고 있으면서

핸드폰을 찾으러 방으로 들어가고,

아무 생각 없이 출근을 하면

어느새 회사 앞 주차장에 도착해 있다.


생각해서 한 행동이 아니라,

생각 없이 이미 끝난 행동을

뒤늦게 인식하는 순간들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많은 행위들은

아마 수없이 되풀이되는 동안

‘한다는 감각’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들일 것이다.


인간은 김유신의 말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이고,

조금 더 굳어진 패턴을

틀어버릴 힘이 있다.


그게 인간의 다행스러운 점이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그렇게 사라져 버리는 시간과

의식하지 못하는 영역을

조금씩이라도 의식적으로 침범할 수 있다면,


적어도 불리한 순간에

멈출 수 있는 자유 정도는

쟁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모든 행위는 일단 뇌에 기록된다.

다만 기록되는 방식과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을 ‘욱여 넣어야’ 한다.


의식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무의식에 고삐를 넘겨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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