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죽은 뒤 신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생각했다.
이 정도의 삶이면 선을 베풀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결코 나쁜 쪽의 심판은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가까운 감각이 있었다.
그는 어딘가로 갔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또 다른 남자가 죽은 뒤 신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불안했다.
아무리 돌아봐도 부족한 장면들이 먼저 떠올랐고,
자기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담담하게 고개를 숙인 채 심판을 기다렸다.
그는 좋은 곳으로 갔다.
세 번째 남자가 죽은 뒤 신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확신했다.
그는 배려했고, 베풀었고,
그 대가로 충분히 인정받아 왔다.
그래서 그것을 선이라 믿었고,
보상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
그 믿음에는 의심이 없었다.
만약 자신이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한다면
이 세계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좋지 못한 곳으로 갔다.
신의 대리인이 물었다.
“신이시여,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신이 답했다.
기억된 선만을 붙잡은 자는
그 기억이 닿는 곳으로 갔고,
기억조차 남기지 않을 만큼
조용히 선을 행한 자는
선이 남아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선으로 자신을 기만한 자는
기만이 남아 있는 곳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