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남자

by 간극

한 남자가 죽은 뒤 신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생각했다.

이 정도의 삶이면 선을 베풀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결코 나쁜 쪽의 심판은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럽지만 확신에 가까운 감각이 있었다.

그는 어딘가로 갔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또 다른 남자가 죽은 뒤 신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불안했다.

아무리 돌아봐도 부족한 장면들이 먼저 떠올랐고,

자기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담담하게 고개를 숙인 채 심판을 기다렸다.

그는 좋은 곳으로 갔다.




세 번째 남자가 죽은 뒤 신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확신했다.

그는 배려했고, 베풀었고,

그 대가로 충분히 인정받아 왔다.

그래서 그것을 선이라 믿었고,

보상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

그 믿음에는 의심이 없었다.

만약 자신이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한다면

이 세계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좋지 못한 곳으로 갔다.


신의 대리인이 물었다.

“신이시여,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신이 답했다.


기억된 선만을 붙잡은 자는

그 기억이 닿는 곳으로 갔고,


기억조차 남기지 않을 만큼

조용히 선을 행한 자는

선이 남아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선으로 자신을 기만한 자는

기만이 남아 있는 곳으로 갔다.


작가의 이전글인어공주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