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세보

우리가 먹는 건 몸이 아니라 믿음이다

by 간극

나는 오늘도

젊음을 유지하겠다는 욕망으로

정관장을 오픈한다.


정말로 유지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씁쓸한 향과

아주 미세한 단맛은

진시황이 찾았다는 영약과

감히 견줄 만하다고 본다.


이 영양제의 성분이

생약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는

내 능력 밖의 일이다.

하지만 이미

내 자아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실제로 사이클 선수들에게

비타민을 신약이라고 속여 복용시켰을 때,

효과는 분명히 나타났다고 한다.


그 사실을 떠올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먹는 건

몸에 투여되는 게 아니라,

마음에 투여되는 건 아닐까.


정관장은

내 위장이 아니라

내 믿음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내가 이것을 영약이라 부정하지 않는 한

나는 젊어질 것이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웃기만 해도

뇌는 정말로 행복하다고 착각한다고.


패는 이미 오래전에 열려 있었다.

알고 있는데

굳이 망설일 이유는 없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마그네슘에게

내 꿈을 기꺼이 맡긴 채,

숙면에 들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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