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변수로, 변수는 기회로

2025.01.06 ~ 2025.01.12

by 휘슐랭

나의 오랜 친구 중 한 녀석에게 연락이 왔다. 개인적인 일이 있어 우리 회사 근처에 와있는데 점심이나 같이 하지 않겠느냔 연락이었다. 얼굴을 마주한 지도 꽤 오래됐고, 때마침 점심 약속도 없었던 터라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달려 나갔다.


오랜만에 만나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니 금세 식당에 도착했다. 해장국 두 그릇을 주문하고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 친구 녀석이 작은 고민 하나를 털어놨다. "이번에 졸업하면서 주변 상황들이 확 바뀌기 시작하니까 뭔가 혼란스러워" 친구는 소위 명문대라는 좋은 학교를 졸업한 후,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다른 학교에 재입학을 해 두 번째 졸업을 맞는 상황이었다. 이제는 취업 생각도 본격적으로 해야 하니 혼란스러움이 가중된 게 아닌가 싶었다.


한참을 먼저 취직한 친구로서 무언가 도움이 되는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딱히 도움이 될 만한 말이 떠오르지도 않았을뿐더러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우선이었다. 친구의 넋두리 아닌 넋두리가 끝나고 마음이라도 편해지라는 취지로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나는 혼란을 변수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변수는 곧 기회가 될 거야."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정도 수긍하는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대부분의 혼란은 나를 둘러싸고 있던 주변 환경이 변화하면서 찾아온다. 익숙했던 환경이 점차 옅어지고, 낯선 환경이 짙어지면서 혼란이라는 감정이 싹튼다. 만약 매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똑같은 일을 하며, 변화랄게 전혀 없는 삶을 산다면 혼란이라는 감정을 마주할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다른 현실에선 그 누구도 그런 삶을 살 수는 없다. 결국 혼란은 어느 누구의 삶에서나 피할 수 없는 감정이다.


혼란은 주변 환경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걸 알아챈 뒤에 나타나는 감정이기에, 우리는 이 혼란을 변수로 인식해야 한다. 혼란이라는 부정적인 단어 그 자체로 인식하기보단 새로운 환경이 변수로 찾아왔다는 식의 긍정적인 사고회로를 돌려야 한다. 그리곤 그 변수를 어떻게 기회로 만들까 고심해야 한다.


변수는 누군가에게 절망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어떠한 일에 대한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도 있는 변수적인 상황은 준비된 역량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된다. 이 변수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수준 높은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아마 그 역량은 이전의 혼란스럽지 않던 상황에서 미리 준비되었을 경우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혼란을 변수로 인식하고, 다시 변수를 기회로 만드는 과정은 준비된 자만이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과정이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혼란을 변수로 인식하는 단계에서 끝이 난다. 기회로 만들지 못한 변수는 대부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기에 혼란에 굴복하는 꼴이 된다. 결국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라는 격언은 우리 삶에 들어맞는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 흔한 격언이 어쩌면 모순 없는 진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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