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보다 두근거림에 집중해 보자
두려움과 설렘은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는 것입니다.
막연한 불안이 저를 위태롭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기대가 저를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20살, 재수를 결심하고 기숙학원에 입소할 때였습니다.
1년 간 독서실 같은 재수학원에 갇혀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입소 후 일주일 동안 갑갑했고 공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일주일 동안 저를 격려해 주셨던 재수학원 학과 선생님들이 계셨고
1년 후의 저를 기다리고 있을 캠퍼스 생활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두근거리며 설레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1년만 버티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에 두근거렸습니다.
이러한 설렘 속에 1년 동안 꿈도 안 꿀 정도로 로봇 마냥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감옥 같은 기숙학원에서 그렇게 1년을 버티며
저는 불안과 두려움보다 설렘과 기대에 집중했습니다.
'재수해도 성적이 안 오르면 어떡하지?'가 아닌
'1년 뒤 재수학원에서 퇴소하면 뭐부터 할까?'를 되뇌었습니다.
덕분에 불안감과 두려움은 희미해졌고
심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정시 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 입학 첫날,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학교 건물에 들어선 순간
저는 낯선 공기에 두려움부터 앞섰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저에게 새롭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설렘이 다가왔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대학교에서 듣는 수업, 대학생이 된 저의 모습 등
새롭게 다가온 낯선 환경 속에 두근거렸습니다.
매 학기 시간표를 짜는 것, 헤어스타일을 바꿔보는 것, 동아리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졸업 후에는 사회초년생이 되어 첫 면접을 볼 때,
로스쿨 입시 스터디원들을 처음 만났을 때,
인턴으로서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머릿속을 채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향한 가능성이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처음'이라는 문턱을 넘는 순간, 불안하기도 했지만
스스로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20대의 끝에서 저 자신을 돌아보며 느낀 건
20대의 저는 자주 두려워했지만 그만큼 자주 설렜다는 것입니다.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은 저를 잠시 주저하게 만들었지만
두려움과 함께 찾아온 설렘은 저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밀어줬습니다.
저에게 설렘은 두려움을 넘어서고자 하는 열망이기도 했습니다.
이 두 감정을 얽히고설켜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8년을 살아오며 중요한 순간마다 두려움과 설렘은 저와 함께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두려움을 마냥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두려움이 없다면 설렘도 없고, 설렘이 없다면 두려움도 없습니다.
두려움이 클수록 저에게 다가오는 설렘도 클 것이고
그만큼 저에게 새로운 시작이 찾아온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작과 함께 다가오는 두려움을 설렘이라 부르겠습니다.
한없이 성장하고 배워나갈 저 자신이
마음껏 두려워하고, 마음껏 설레기를 바라며
더 나아질 저를 발견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