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을 나에게

걱정이란 나를 아끼는 마음의 또 다른 이름

by 수잔


대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습니다.

학교 과제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때였습니다.

3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 후 제출 기간에 파일을 업로드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과제가 제대로 업로드되었는지,

혹시 오탈자가 있거나 내용이 누락된 것은 아닌지를

과제 제출 후 몇 번을 확인했던 저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의 걱정과 다르게 파일은 무사히 제출되었고 A+를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 뭐가 그렇게 걱정되었고 불안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걱정이 너무 많았던 제가 안쓰러웠습니다.


걱정은 종종 두려움으로 우리를 집어삼킵니다.

'또 떨어지면 어쩌지?', '이번에는 잘 될까?',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매 순간마다 복잡한 생각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나아지고 싶은 간절함에 우리는 걱정합니다.

걱정이 저를 불안하게 만들 때마다 걱정하는 자신을 원망하고 미워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깨달았습니다.

걱정은 자신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걱정은 해내고 싶고 잘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나를 위한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걱정이 많은 성격입니다.

27년 동안 걱정을 안고 살았기에 쉽게 고칠 수 없었습니다.

20살 때까지는 성적과 대학교 입시를 걱정했고

25살 때까지 학점을 걱정했고

지금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 간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확고한 계획이 없고

매주 올라오는 채용 공고를 보며 불안하기만 합니다.

심지어 어렵게 합격한 대학원 합격 통보에도

혹시라도 등록 기간을 놓칠까 봐 걱정된 적도 있습니다.


결국 불면증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피폐하게 보냈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건 걱정을 잠재울 수 있는 무언가였습니다.

걱정으로 불안한 자신에게 건넬 수 있는 위로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처럼 마음을 가득 채운 걱정을 넘치지 않게 하는 건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걱정에 시달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건넨 말이 있습니다.

불합격할까 봐 걱정할 때 "이미 내 손을 떠난 일이야."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그러면 그때 다른 선택지가 있었어?"

일을 잘 처리했는지 걱정이 될 때에는 "딱 두 번만 확인해 보자."

특히 앞날에 대해 밤을 새우며 걱정할 때에는

"나는 왜 걱정을 하고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 내며 걱정을 달래곤 합니다.

답변은 항상 "그냥 불안해서"였기 때문입니다.


걱정을 잠시나마 내려놓는 연습은 저 자신에게 묻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앞으로의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대신

지금 당장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스스로와 대화를 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이 말 한마디

"잘하고 있어. 걱정 마."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저는 걱정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대학원 등록 기간이 시작될 때까지 계속 불안할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저는 걱정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니까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앞으로도 걱정을 안고 살 저뿐만 아니라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걱정은 결코 스스로를 부정하는 감정이 아니라

더 잘하고 싶은 자신을 아끼는 마음일 뿐입니다.


저는 앞으로 걱정에 잠 못 드는 밤을 괴로워하고

매 순간 불안해하는 자신을 미워하기보다는

그 걱정 속에서 제가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걱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저를 더욱 소중히 여길 것입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생기는 걱정을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요.

제가 더 나아가고 성장할수록 걱정도 뒤따를 것입니다.

더 나은 제가 될 때마다 걱정은 저의 손을 잡고 함께 그 길을 걷고 있을 겁니다.

이제는 불안해하며 걸음을 멈추지 않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자 합니다.


"이 정도면 잘했어. 그만 확인하고 다음을 위해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