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한다는 강박에서는 이제 벗어났다

비우니 비로소 채워진다

by Bravo

최근에 어머니를 만나기 시작했다. 이미 만나기 전부터 내 몸은 스트레스 상태라고 말을 한다. 물론 지금은 조심하시고, 상처 준 것이 미안하다고 하시지만 내 몸은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은 바쁘게 흐르고 흘러 용서와 연민의 감정을 지나고 있다. 어머니, 그녀의 여자로서의 삶이 애잔하고, 안쓰러워 눈물이 난다. 길러주신 그 마음이 감사하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또 여느 모녀 사이처럼 티키타카 한 거라 용서하고 말 게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나는 내가 여전히 환자라는 사실은 알려주고 싶다. 조심해 주어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나를 지켜주고 싶다. 더는 상처 받지 않지 않게 지켜주고싶다. 욕심을 좀더 내자면 이제는 공감을 얻고 싶다.



나는 친엄마가 없어서 아팠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어쩌려고, 어쩌면 이토록 오래 단념을 모르고 아팠을까? 차라리 엄마가 집을 나간 거라면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었을까? 그 마저도 아니면서.


세상에 없는 것을 찾아 헤매고,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서 한이 맺히고 병이 났던 것이다.



며칠 전 언니와 동생을 만났다. 그런데 내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엄마를 갖고 있는 언니와 동생도 삶이 외롭고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노년에 접어들어 더 고집스러워진 그녀가 이제는 자식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외롭게 하는 것이다.



자식들이 하지 말라는 것도 굳이 해야 하고, 필요해서 해달라는 것은 해주지 못 하는 어머니 때문에 동생이 울었다고 했다. 마음이 아프다.



無爲而無不爲

무위이무불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하지 않는 것이 없다.“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비로소 내 마음속에 온전한 자유가 찾아왔다. 불안은 사라지고 갈증은 해소되었다. 지금은 과정이라 완전하지 않지만.



그래, 나는 어머니가 없어도 된다. 내 인생이 그러한 팔짜이기에. 그래서 나는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 ‘어머니의 사랑’도 이제는 포기한다.


나는 어머니를 놓고 나서야 비로서 어머니를 갖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