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바람(windy)
2024년 3월 8일
고등학교 1학년 친구들과 4년 만의 만남이 약속되어 있다.
유방암 제거 후, 가슴복원을 나의 뱃살을 가슴으로 끌어다 성형하는 자가지방이식을 3월 14일에서 20일 사이 쯤 할 거라 예상했다.
3월 8일은 수술 전이고 추가 검사도 예정되어 있지 않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복부CT 촬영 결과 자가 지방이식을 하려면 복부의 혈관을 따서 가슴으로 이어야 하는데 나는 복부 혈관선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고 자가 지방이식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리의 혈관을 끌어다 가슴 혈관과 이어서 하는 방법이 있지만 혹시 수술이 잘못되어서 다리를 못 쓰는 건 아닌지 겁이 났다.
결국 가슴복원 방법을 자가 지방이식에서 실리콘으로 변경하면서 수술 날짜가 훨씬 앞당겨졌다.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날은 유방암 수술 후 4일 뒤로 병원에서 회복하고 있어 모임에 나갈 수 없음을 알려야 되었다.
처음으로 내가 유방암이라는 것을 비록 문자이지만 말하고자 마음 먹었다.
휴대폰 노트앱을 열어 문장을 쓰고 지우고 반복했다.
너무 무겁게 쓰지 않으려고 했고 저장하기 버튼을 눌렀다.
수술은 월요일이지만 전신마취가 이루어 지기에 하루 전 날인 일요일에 천안 S대학병원에 입원 하여야 했다.
입원은 10일 정도 할 거라고 하여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필요한 물품들을 빠짐없이 챙겼는지 다시 한 번 체크한 후
마지막으로 어제 노트앱에 저장해 둔 글을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보낸 후 집을 나섰다.
유방암 수술 직후에는 운전이 어렵다고 하여서 대중교통을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였다.
천안 S대학병원에 도착해서 톡을 보낼까 하다가 처음으로 큰 수술을 해보기도 하고 입원도 처음이라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 될지 알 수 없었다.
오후에 입원하여 수술 직전 검사가 있을 수 있고 보호자인 엄마와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주말 잘 보내고 있지?
이번모임에 난 못 갈 거 같아.
유방암 수술 날짜가 빨리 잡혀서 오늘 병원에 입원해
내 몫까지 즐거운 시간 보내~
어떤 답장이 올까 가슴이 두근 거렸고 혹시 전화가 오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면 나의 상황을 얘기하다가 약간 울먹거릴 수는 있어도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있을 거니 주변을 의식해서 설마 대성통곡은 하지 않겠지?
한 5분쯤 지났을까?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 첫 답장이 왔다.
유방암 수술?? ㅠㅠ
이후 고등학교 동창끼리 결혼한 안양에 사는 친구가 답장이 왔다.
아, 미안하게 아픈 것도 몰랐네. 수술 잘 받고 빨리 회복하길 바래.
나는 친구들의 문자에 답장했다.
너희들 만나고 수술 잘 마치면 얘기하고 싶어서 말 안했어.
가슴에 멍울이 만져져서 갔더니 유방암 이래 ㅠ 근데 지금도 전혀 아프지 않아서 실감이 안나.
얼마 전 유방암을 숨기고 만났던 수원에 사는 친구가 답장이 왔다.
뭘?! ㅠㅠㅠㅠ 진짜루? ㅠㅠㅠㅠ
치료 힘들텐데 우째..ㅠㅠ 걱정이네
수술 잘 받고 치료 하면서 연락줘! 알았지?
치료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아서 수술 이후 알듯해!
응~ 연락할게
그래! 요즘 기술 좋아져서, 너무 걱정말구!
웅~♡ 모두들 걱정해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광명에 사는 친구에게 답장이 왔다.
아로미 씩씩하니까 수술 잘 마치구 밥도 꼬박꼬박 잘 챙겨먹구 하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거야!!
멀리서 응원하고 있을게!!
이번에는 아쉽게도 못 만나지만 건강 회복하면 꼬옥 다시 뭉쳐서 보자♡
몸 관리 잘하고 수술하고도 톡 남겨~~
그래~ 완전체로 다시 뭉쳐보자!!
너희들의 응원을 받았으니 힘내서 수술 잘 받고 수술 마친 후에 톡 할게~ 고마워^^
유방암 수술 날짜가 빨리 잡혀서 약속에 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생각지 못했던 카톡으로 암밍아웃을 하게 되었는데 친구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아서 힘이 났다.
<유방암 수술 3일째 되던 날,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을 앞두고>
수원에 사는 친구가 약속 확인 차 카톡을 했다.
얘들아~ 이번주 금요일 모임 확인 차 연락해~
안양에 사는 친구가 답장한다.
나도 궁금 하긴 했는데 어떻게 할까?
(광명에 사는) L양의 의견을 들어볼까?
이번 약속은 미루고 아로미 몸 회복하고 나서 다같이 볼까??
나 애기가 요즘 밖에 있으면 너무 난리를 쳐서ㅠ 아마 대화를 거의 못할 거 같아...
나는 답장했다.
나 회복하려면 오래 걸릴거야 ㅠㅠ
나 빼고 너희들끼리 얼굴 보면 좋을거 같은데
이번 약속 어렵게 잡은 건데...
수원에 사는 친구가 나의 안부를 묻는다.
아로미~ 수술은 잘 끝났어~?
웅! 전신마취여서 눈뜨니 끝나 있었어
무통주사도 맞아서 생각보다 견딜만해!
잘 먹고 있구
전신마취면 마취 풀릴 때 아픔이 다 느껴지는 거잖아, 많이 아팠을텐데 대단하다!
마음 편하게 천천히 건강하게 회복에 집중해~
우리 만남은 조금 미뤘다가 더 좋은 날 만나자~
나는 답장했다.
보고싶다아~ 밥 한 끼 할 정도로 컨디션 올라오면 카톡할게
우리 모임이 늦어졌으니 그동안 카톡 마니 하자~
천안 S대학병원에서 퇴원 후 집으로 왔고 다음 날 내가 단톡방에 톡을 남겼다.
어제 병원에서 11일만에 퇴원해서 집에 왔어!
통증은 조금 있고 수술한 곳은 만지면 감각이 안 느껴져 ㅠㅠ
먹는 건 문제 없어서 잘 먹고 있구 ㅎㅎ
친구들의 답장이 이어졌다.
11일만에 집으로 왔으니 입원실보다는 마음이 많이 편안하겠다. 통증이 아직 있구나 힝ㅠ
고생했어..ㅠ 우리도 모두 건강을 챙겨야할 때 인거 같네..
수술 받느라 고생했어!!
드디어 집으로 갔구나!
꽤 오랜기간 병원에 있느라 답답 했을텐데 고생많았어~
쉬면서 먹고 싶었던 것도 잔뜩 먹구^^ 건강 회복하면 꼬옥 만나자♡
나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유방검사 한 번씩 꼭 해봐~ 멍울이 안 잡혀도 초음파에서 보일 수 있으니까!
또 연락할게 ㅎㅎ
<오늘 기분은 어때?> 1편을 마무리 합니다.
1편에서는 유방암 진단부터 수술 전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2편에서는 유방암 수술과 회복, 그리고 재활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입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애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