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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유 Jan 25. 2023

Portrait of lady 와 arsnal

나에게 취향을 묻는다면.



‘취향’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너무 포괄적이며 경험들이 지난 여름 서울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이틀내내 내렸던것 같이 말이 길어질 거 같아 문에 의해 연속성을 박탈 당한 엘레베이터처럼 내/ 외부를 나누듯이 내 기준을 잣대로 선택한 첫번 째 취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전 글 에서 취향이 없는 사람들. 이라 못을 박아두듯이 편협하다면 편협하다고 느껴질 정도. 이기적이라면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글을 썼던지라 어떤 면에선 질타를 어떤 부분에선 공감의 피드백들을 많이 주었다.

나는 어디까지나 나다움인지, 어디서부터가 정체성의 혼동이 오는 순간인지

어디까지의 솔직함이 적당한지 어디서부터가 간섭이되는지

얼마만큼의 위로가 적당한지 어디서부터가 동정이될지는

내가 정확히 구체적으로 알수는 없지만 무엇인가가 어느 선을 기준으로는 달라질 거라는 것을 염두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중요한 습관이 될 것이다.


| 왜 하필 아스날인가?


과거 어린시절부터 은연중에 나는 남들이 다 하는 건 관심이 없던 성향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첫 축구를 보면서 응원했던 팀도 이유가 남달랐는데 그 때가 첫 취향의 선택이었으며 언제였냐고 물어본다면 15년 전 해 유럽축구를 봤던 때이다.

그 당시 축구를 하는 것만 좋아하던 초등학생이 엄마가 보는 해외축구를 따라 규칙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냥 아는 척 하며 티비의 브라운관만 멀뚱멀뚱 쳐다보다 엄마에게 엄마는 왜 아스날 팬이여? 라고  ‘툭’ 연습할 때 찬 패스처럼 던진 질문이 내 취향의 첫번 째 선택이었다

우리 엄마는  20년이 넘도록 아스날을 응원하는 ‘구너’시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엄마가 보던 아스날 경기를 매주 같이 보다보니 어느새 그냥 당연하게 나도 ‘구너’가 되어있었다.

많은 자본이 흘러들어온 해외축구에서 과한 투자는 지양하며 유스 선수 육성을 통한 축구, 단 5분이라도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유율 축구를 지향하는 아르센 벵거의 지휘 아래 나는 오랜 명문인 맨유의 팬도 신흥부자의 자본을 등의 업은 맨시티도 아닌 그냥 무패우승 한번 한게 전부인 아스날을 응원하네 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뭔가 아스날은 달라 느낌이’ 라는 스스로에게 뿌듯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다.

남들이 응원하는 팀은 하기 싫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새로운 축구 스타일을 접목시키고 선수육성을 시킨 아스날이라는 팀이 나에겐 넘치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지기엔 충분했기에 자연스레 나도 구너가 되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학창시절 아스날 자켓을 입고 다닐 때면 ‘오 아스날팬인가보네’ 하는 그 우월감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특별함을 나에게 선사한 것도 한 몫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나는 하필 아스날이었느냐?

고작 이라고 말하긴 그러지만 아스날이 유일하게 어필할 수 있는 업적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법한 ‘무패우승’을 꼽을 수 있겠다.

그렇다고해서 나는 고작 그 ‘무패우승’ 하나에 매력을 느끼고 아스날 팬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태여 열변을 토해내며 일일이 굳이 아스날을 응원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진 않겠다. 우리는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찰나였으니말이다.

그 어린 시절 작은 아이가 하필이면 다른 예능프로그램도 아닌 엄마가 보던 축구 경기에 관심을 가졌을 확률과 그 작은 아이가 엄마에게 왜 그 팀을 응원하냐며 툭 던졌을 질문의 확률 그리고 그 대답을 듣고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던 한 아이가 그 팀에 대해 찾아보고 매력에 빠져들어 유니폼까지 구매했을 확률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계산을 끝낸 이과학생들처럼 감정 없이 ‘에이 뭐야 별거 아니네’ 라며 겨울에 먹는 붕어빵에 팥이 적게 들어간 것을 보았단듯이 실망스러운 표정을 하더라도 우연의 연속의 일치를 하나의 낭만과 감정을 담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낭만적인 감정에 몰입하겠다.

하나하나 모든 것을 다 따져가며 구단의 순위와 최근 상승세, 구단주의 이미지 구단 팬들의 성향 등등 모든것을 엄격한 객관화에  의거하여 보자면 굳이 아스날을 응원하는 의미가 많은 부분에 있어서 벗어나 있을 수 있단 건 나 역시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들마다 나름의 ‘척도’가 존재한다. 사람을 판단할 때, 이성을 만날 때, 어른을 대할 때 식사를 할 때 하물며 잠을 잘 때의 자세까지도.

누군가의 취향의 특별함을 알아보는 다양한 척도가 있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개인의 향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매력적인 법이기도 하니까.



| 인향: [人香]


두 번째로 내가 취향을 말할 때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이다.

나는 이 향기를 인향 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앞으로 글을 읽다보면 알아서 자연스럽데 아~ 라고 할 확률이 100%이기에 구태여 여차저차 글을 읽는 초입길에서부터 르라보가 매력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 하듯이 핏대 세우진 않겠다

과거 르라보 향수가 매력적인 이유에 대해서 썼던 글이 있었던지라 쓰면서도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깊게 향 과 사람에 관련된 이야기를 언제 풀어낼지, 어떤 스토리의 형태로 나의 무형의 감정들이 유형의 형태로, 그리고 어디까지나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이 주제만큼은 시각보단 마음에  오랜 시간 머무를 수 있는지를 늘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마도 이 글의 이야기가 끝을 도달할 때 즈음에는 향수에 빠져들고 향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풀어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가운데 후천적으로 발단시킨 행위들 중에 아마도 가장 유익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이라고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르 라보를 사용한 후에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듣기 좋은 말을 꼽자면 ‘어디선가 너 향 나더라’ 라는 말이 나에겐 그 어떠한 칭찬보다도 기분이 좋았다. 왜 좋은가에 대해서 일일이 나열하자면 한트럭을 가득 채울 이유들이 나열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저 말이 곧 내가 말하는 ‘인향’으로 치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향수라고 하는 것은 브랜드에서 지은 ‘오리지널리티 명칭’이 있을 것이다.  ‘상탈33’ 라는 고귀한 오리지널리티 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은 ‘너 향’ 이라고 치환한다. 물론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호날두를 알진 않듯이 상탈33도 모든 사람이 알 수는 없는 법이지만 낭만적인 과한 해석이 이럴 때가 아니면 인생에서 그리 유용하게 쓰일 일이 딱히 많지는 않기에 객관적으로 보자면 한없이 벗어나 있을 수 있지만 이게 또 낭만의 장점이기도 하니까

1+1=2 라고 원리는 알지만 머리를 거치지 않아도 대답이 튀어 나오는거처럼 어딘지 모르게 ‘그냥’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나’ 라는 사람을 이루는 많은 키워드들 중에 눈에 보이지 않는 ‘향’이 ‘나’로 치환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누군가에게는 대명사와 같은 역할을 할수 있다는 것이 이 향수의 매력이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울리진 않지만 위에 이야기한거와 같이 누군가에겐 이상형 같은 향수가 되기도 누군가에겐 상상속 숙녀가 되기도 하는 매력적인 향 하나를 소개해주고 싶다

이 향수는 붉은 장미가 자욱한 안개 속에서  텁텁하지만  마냥 답답하지는 않으며, 따듯, 폭닥해지는데 패츌리와 인센스의 특징인 아주 요염하고 섹시한 향이 흘러나온다

공기중엔 마법가루를 뿌렸나 주위에 공기가 그 향으로 뒤덮인다. 아니지 주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걸어온 길 골목 골목 마다마다 장미 꽃이 놓여있다. 이미 분위기는  지배된다.

향수에는 이쁜 향이 있고, 멋진 향, 섹시해 보이는 향, 청순해 보이는 향 가지각색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향이 있고, 누구나 다 좋아하는 향이 있으면 선택받은 자만이 발산할 수 있는 향도 있다.

사람마다 체온과 체취가 달라서 이런 향수들의 특징은 나만의 베이스.  나는 이를 ‘인향: [人香] 혹은 ‘태 : [態]’ 라고 칭한다.

‘향수: [香水]가 ‘취향: [趣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 이게 진짜 나를 미치게 하는 문장이다.

남자인 나에게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고 어울리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주변에서 이 향을 뿌린 이성을 본 적은 단연코 한번도 없다.

최애 향수가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프레드릭말의 포오레” 라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해 자신이 있는 사람이다.

이 글의 제목을 작명하는 시간이 원고작성 시간보다도 오래 걸렸는데 이 의미를 단 한명이라도 느껴준다면 이보다 더 감사할 건 없을 것이다. Portrait of Lady를 해석해보면 ‘숙녀의 초상화’ 이다.

초상화는 보통 시각적으로 표현된 그림이나 사물을 칭하기 나름인데 이 향수의 향(앞서 설명한 무형의 무언가)을 초상화(유형의 형태로)라고 표현한 것이 우리가 ‘취향’ 이라는 키워드를 이해하는데 너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는 생각에 제목으로 선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의도한것인지 그저 내가 이향을 너무 좋아해서 헷갈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 향에서 어렸을 때부터 올바르게 배우고 사랑받은 숙녀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향수의 향과 취향의 향의 한자의 어원은 같은 부분을 찾아볼 수가 없지만 발음이 같다는 점은 결코 고립된 단어들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는 우연이 아니라고 난 믿는다.

개인이 갖고 있는 인향과 각자의 경험과 생각 사유를 담아 생성된 취향이 만났을 때 비로소 정말 ‘태’가 멋진 섹시한 사람이 되는게 아닐까.

각자만의 인향을 찾아 향유하여 독립적인 개인의 취향에 도달한다면 취향에 대하여 글을 쓴 작가로서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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