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batical Journey 26년 04월 04일
우리 집 앞마당에는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성인 두 사람이 양팔을 벌려야 겨우 안을 수 있을 만큼 굵은 몸통을 가진 나무다. 갈라진 가지들도 제법 두껍고, 베란다에서 손을 뻗으면 큰 가지 하나가 닿을 것만 같다. 어린 시절 내가 이곳에 살았다면, 아마 1층에서 나무를 타고 2층 베란다로 올라가 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나무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다. 그래서 그 존재를 잊고 지낼 때도 있다. 그러나 나무는 우리집 옆에서 늘 살아있었다. 베란다에 꽃가루를 가득 뿌리고, 새들을 불러 모으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많은 초록 잎을 흔든다. 이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나에게는 이 나무와 같은 기댈 곳이 하나 있다. 중년의 나이를 지나며 점점 더 분명해진다. 세상의 어떤 조직도, 어떤 물질도, 그 어떤 사람에게도 완전히 기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나에게 기댈 수 있는 ‘큰 나무’가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내일은 부활절이다. 우리의 실리콘 밸리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