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일단 나는 이제 막 두 돌을 넘긴 아기 엄마임을 밝힌다.
요즘 특히 인터넷이나 서점, 카페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심심찮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라는 카피문구가 들리고, 보인다.
내가 극도로 혐오하는 문장이다.
혐오 이유는 꽤나 많은데 그중 하나만 꼽자면
'누가 낳으랬냐고.' 하나다.
임신하기까지 혹은 임신 중에도
예쁘고 작은 인형을 하나 생각하며
그 인형에게 내 멋대로 입히고, 먹이고, 얌전하게 잘 클 것이라고만 생각했을까.
그래서 저 카피가 나온 걸까.
물론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심지어는 사회생활에서 신입, 초보 등의 이름으로 많은 배려를 받는다.
하지만,
엄마는 엄마가 처음이란 이유로 자식에게 배려를 바라면 안 된다.
엄마가 처음이라는 말을 쓰는 즉시 본인의 책임이 가벼워지겠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다.
그 사이 아이는 엄마와의 간격을 서서히 벌리고 있을 것이다.
왜? 내가 엄마의 짐 같아서.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렇다는 생각을 할수록
엄마는 본인에게 너그러워질 테지만
자식은 엄마가 온전히 가졌어야 할 책임의 총량을 나눠가질 것이다.
그래놓고 "우리 아이는 사춘기가 없었어." 등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입 밖으로 꺼낼 테다. 분명하다.
부모로서 기억해야 할 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야말로 이 세상이 처음이라는 점이다.
지나가는 길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도 신기할 테고,
줄 지어 지나가는 개미들을 몇 시간이고 바라만 봐도 신기할 우리 아이들.
우리는 이미 수십 년을 봐 온 이 세상이 처음인 건
우리 아이들이다.
부모는 아이보다 무조건 강해야 한다.
자식에게 배려를 바란다면 정신 차리기를 바란다.
또한,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알길 바란다.
다 늙었을 때 부양하라고 낳은 게 아니며,
자식에게 배려를 받으려고 낳은 게 아니지 않은가.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진짜 이 세상이 처음인 아이들에게 강한 부모가 되자.
이제 서서히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라는 카피가 줄어들기만을 바랄 뿐이다.
* 아빠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