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에는 작은 아이와 이곳 저곳을 다녔다. 둘 다 방학일 때는 주로 집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도 많이 보고 대학로에 가서 연극 관람도 자주 하였다. 나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어렸을 때 본 연극이나 영화가 나이 들어서도 오래 남아 있기에 아이들에게 문화생활을 많이 시켜주려고 노력하였다. 지금도 가끔 작은 아이에게
“엄마랑 대학로에서 연극 많이 보았지?~” 하고 물어보면
“엄마, 나는 연극 구경한 것보다 대학로 가챠삽에서 뽑기하던 게 더 기억에 많이 남아~”
하고 웃으며 말한다. 맞다! 가챠삽을 미끼로 아이를 대학로에 데리고 나갔고 연극이 끝나면 함께 떡볶이도 먹고, 와플도 사 먹고 했다. 난 둘째 아이와 대학로를 다니던 그때의 기억이 참 좋다.
그 해 여름 내 생일 즈음해서 (내 생일은 한창 더운 휴가철이다) 가평여행을 계획했다. 목적지를 가평으로 정한 이유는 내가 운전해서 갈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이기 때문이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나는 야외 수영장이 있는 <가평 켄싱턴 리조트>를 숙소로 잡고 전부터 가고 싶었던 쁘띠프랑스를 계획에 넣었다.
켄싱턴 리조트는 가족들이 오기에 참 좋은 숙소였다. 숙소 주변이 너무 예뻤기에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이 참 잘 나왔다. 수영장에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특히 수영장 주변에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작은 동물원이 있었다. 거기엔 신기하게도 기니피기도 있었고 토끼도 있었다. 아이가 참 좋아했다. 물놀이를 마치고 숙소 근처에서 먹었던 두부 전문식당의 두부전골이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깨끗한 숙소에서 하루 밤을 잔 뒤 다음 날은 퇴실 후 바로 가평 레일바이크를 타러 갔다. 적당히 바람이 불어서 너무 시원했고 즐거웠다.
아이와 정말 좋은 추억을 쌓았다. 그 다음은 운전해서 쁘띠프랑스를 찾아갔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시크릿 가든’ 촬영지이기에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너무 예뻤고 환상적으로 아름다웠다. 셔터를 마구 눌러 가며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리고 네비를 보면서 서툰 운전으로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뒷풀이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동네 소곱창집에 가서 배부르게 실컷 먹었다. 그 해 여름 내 생일은 아이와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걸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