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할 수 있는 홈페이지 만들기
퇴직이라는 단어를 처음 실감한 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지금도 현직 공무원이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계속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하지만, 그 끝을 막연하게 기다리기보다
그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연구실도, 집에 내방도 없다 보니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항상 있었다)
나만의 플랫폼이 필요했다
글을 써온 시간은 오래됐지만,
그동안은 늘 '조직의 언어'에 익숙해져 있었다.
지침, 공문, 매뉴얼, 보고서...
나라는 사람은 어디에도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워드프레스였다.
SNS도 블로그도 아닌,
내 이름으로 운영되는 플랫폼.
내 전문성과 생각이 기록되는 아카이브.
물론 처음엔 낯설었다.
서버, 도메인, 테마, 플러그인…
모르는 단어 투성이었지만
하나하나 정리해 가며
나는 디지털 공간을 통한 자기 설계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소소하지만 한국외에도 들어와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네이버 블로그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브런치는 감성을 담은 내면의 기록이고,
워드프레스는 세상을 향한 외부 발신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은 ‘느낌’에 집중하고,
다른 한쪽은 ‘구조’와 ‘기능’에 집중한다.
두 채널을 오가며,
나는 내 커리어와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다.
경험이 쌓이니, 콘텐츠가 된다
해양경찰로 일하며 쌓아온 경험들.
마약수사, 사법통역, 국제협력, 재난대응 훈련…
그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분야이자,
실용적이고 희소성 있는 정보였다.
‘이걸 정리하면 누군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 생각이 들자마자,
워드프레스는 단순한 홈페이지가 아니라
경험 기반 콘텐츠의 발신기가 되었다
외국인, 특히 선원들을 위해 비자 관련 글 위주로 쓰고 있다!
퇴직을 준비하는 또 다른 방식
아직은 퇴직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나는 ‘그날’을 기다리는 대신
‘그 이후’를 만들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고,
이제는 그 치열함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다듬고 싶다.
내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는 다음 커리어의 참고서가 되기를.
그 마음으로 워드프레스를 열었고,
이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나의 아카이브를 채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