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농업, 지구를 함께 가꾸는 연결의 시작.

우프코리아 2025 신규 호스트 워크숍 개최

by 이경민

우프코리아(WOOF Korea)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사무국에서 2025년도 신규 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 각지에서 지속가능한 농업과 공동체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9명의 신규 호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프의 철학을 나누고 실질적인 운영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우프코리아 2025 신규 호스트 워크숍 열려. 철학과 실천의 만남

우프(WWOOF, 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원봉사 교류 네트워크로, 유기농 농장에서 일손을 돕는 대신 숙식을 제공받으며 문화적·생태적 교류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는 현재 79개 농장(호스트)이 우프코리아에 정식 등록되어 활동 중이며, 매년 프랑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의 우퍼들이 참여하고 있다.


워크숍은 인사와 자기소개로 시작하여 약 한 시간 동안 우프의 역사, 운영 철학, 우퍼와의 소통 방식, 숙식 제공 원칙, 안전관리 등 실무 중심의 오리엔테이션으로 구성되었다. 이어 충북 단양에서 오랜 기간 우프 호스트로 활동해온 ‘달팽이텃밭’ 김성신 대표가 후배 호스트들에게 실질적인 경험담을 전했다. 김 대표는 “우퍼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서로를 성장시키는 파트너”라며, 우핑을 통해 경험하게 된 문화적 배려와 인간적인 교류의 가치를 강조했다.


워크숍에는 천호균 우프코리아 이사장도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그는 “농사는 다름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며, 우프 호스트는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생명과 예술, 디자인을 실천하는 문화 주체임을 강조했다. “자부심을 가지고 삶의 방식을 나눌 때,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국 농업에서 깊은 영감을 얻게 될 것”이라는 말은 참석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번에 참여한 신규 호스트들은 지역도, 배경도, 농장 운영 철학도 제각각이다. 강원도 고성에서 자연농 공동체를 꾸리는 김동일 대표, 순천 송광사에서 차밭을 가꾸고 제다를 수행하는 혜봉 스님, 퍼머컬처 기반 실험농장을 경영 중인 김포의 김준혁 대표, 치유농업을 시작한 파주의 한가연 대표, 생명역동농법을 실천 중인 포천의 김성택 대표, 축산과 체험농장을 결합한 의령의 야베스목장 전혜화 대표, 그리고 코로나 이전부터 우프 호스트로 활발히 활동했던 해남 농장과 알솎기 없는 포도 재배로 주목받고 있는 함평의 서상원 대표 등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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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프의 역사, 운영 철학, 우퍼와의 소통 방식, 숙식 제공 원칙, 안전관리, 홈페이지 관리 등 실무 중심의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워크숍에서는 신규 호스트들에게 ‘우프코리아 안내서’가 함께 제공되었다. 이 안내서는 호스트가 지켜야 할 운영 원칙과 우퍼와의 관계 설정, 생활 안내, 문화적 배려, 사고 예방 지침 등이 담긴 실무 지침서로, 우프 활동의 철학과 실천을 동시에 아우른다. 호스트는 하루 5시간, 주당 25시간 내외의 일손을 우퍼에게 요청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기본 숙식과 농업 및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단순한 ‘노동력 제공자’로서 우퍼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고 배우며 교류하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호스트는 친환경 농법을 실천해야 하며, 농약·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청결한 숙소와 하루 한 끼 이상 공동 식사도 권장된다.


이날의 워크숍은 단순히 호스트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 ‘농업과 삶을 잇는 연결의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실천 방향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우프 활동이 노동과 숙식의 교환을 넘어, 서로의 삶을 배우고 성장시키는 과정임을 되새기며 각자의 농장에서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게 되었다.


우프코리아 사무국은 “신규 호스트들의 참여로 농장의 다양성과 철학이 확장되기를 기대하며, 호스트와 우퍼가 서로에게 귀중한 배움과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프는 한국 농촌의 새로운 미래를 실험하고 세계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우퍼는 노동력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동반자예요”

– 충북 단양 ‘달팽이텃밭’ 김성신 호스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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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귀농한 건 2011년이에요. 친구 셋이서 같이 내려왔죠. 자연농을 해보자, 이렇게 시작했어요. 지금은 제가 밭농사 전체를 맡고 있고, 큰언니랑 작은언니가 함께 살면서 필요할 때 같이 농사짓고 있어요. 원칙은 외부 인력 없이 농사짓는 거예요. 근데 이게 쉽지 않잖아요. 그럴 때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게 우퍼예요. 일손도, 마음도, 정말 고마운 존재들이죠.”


김성신 호스트가 운영하는 ‘달팽이텃밭’은 충북 단양 소백산 자락 해발 500고지에 위치해 있다. 주 작물은 블루베리, 밭작물은 물론이고 양봉도 함께 한다. 포클레인 작업부터 마을 일까지 다양하게 해본 경험 많은 김 대표는 마을 사업도 7년간 참여해왔다. 이런 기반 위에서 우퍼들과 함께 살아가는 농촌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우퍼들은 메일이나 우프코리아 사이트 보고 연락 오는데, 처음 소개를 잘 써야 해요. 우리 농장이 어떤 농장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사진도 잘 올려야 하고요. 우리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평화 스크럼’ 사진도 올려놨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다는 우퍼도 많았어요.”


달팽이텃밭에는 비건 식사도 가능하다. 한국 음식 자체가 비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나물, 된장찌개, 볶음요리 같은 걸로도 충분하다는 것. 실제로 비건 우퍼들이 많고, 이런 부분이 공감이 되면 일도 더 열심히 한다고 한다.

“우퍼가 너무 많아도 안 돼요. 우리 농장 크기도 있고, 10명까지 받은 적 있는데, 너무 북적이면 관계가 어렵죠. 그래서 우리는 신청서 오면 가능하면 3일 안에 피드백 주려고 해요. 마음에 안 들더라도 성의껏 답장 드려요. ‘아쉽지만 이번에는 어렵다’고 하거나, ‘다른 호스트 신청해보면 좋겠다’고 알려드리죠. 이게 되게 중요한 거예요. 사람은 다르고, 농장 분위기도 다르니까, 안 맞을 수 있거든요.”


김 대표는 우퍼들과의 소통에도 세심한 편이다. 보통은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며, 우퍼별로 고정 대화방을 만들어 놓는다. 일을 하다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상단에 고정해놓고, 스케줄이 바뀌면 바로 아침에 연락해두는 편이다.

“우퍼들이 좋아하는 일도 있어요. 마늘, 감자, 블루베리 수확 같은 건 진짜 좋아해요. 그리고 요리요. 요리 엄청 좋아해요. 처음에는 좀 아까웠는데, 요즘은 우리 집에 있는 재료 아낌없이 써요. 올리브오일, 참기름, 된장, 간장 다 써요. 우퍼들이 블루베리 파이도 만들고, 말린 가지로 요리도 하고. 요리 레시피 서로 공유하는 재미도 있죠.”


그는 ‘식구’라는 단어의 의미를 강조한다. 우퍼들에게 처음 도착하면 카드를 건네며, ‘이제 우리는 식구’라고 말한다. 함께 밥 먹고, 함께 일하고, 때론 쉬기도 하며 생기는 관계에서 서로의 인생을 배우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마음이 통하면 일은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쉬라고 해도 일하고, 일하다 말고 마을 행사도 같이 가고, 단양 투어도 같이 해요. 외국인 우퍼들은 오히려 그런 교류를 되게 좋아해요. 물론 농번기에는 힘들어서 못 나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식사 자리에서 함께 나누는 게 많아요.”

우퍼들과 있었던 특별한 기억도 많다. 한 중국인 우퍼는 체력적으로 힘들어했지만, 마지막 날 방명록에 진심 어린 글을 남겼고, 그게 마음에 깊이 남았다. 또 한 번은 67세 우퍼가 왔는데, 19세 우퍼와 친구가 되어 함께 일도 하고 명절까지 함께 보냈다.


“사실은 처음엔 우퍼들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경계했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우퍼들이 진짜 지구를 생각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이더라고요. 지금은 우프가 정말 귀한 연결의 통로가 됐어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힘든 경우도 있어요. 근데 인간 사회가 다 그렇잖아요. 우리가 놓치는 걸 우퍼들이 채워주기도 하고, 내가 이 친구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죠. 밥 먹기 전에 항상 이야기해요. 이 음식이 오기까지 농부와 자연, 요리한 사람에게 감사하자고요. 그런 작은 마음이 모여서 우리가 함께 사는 거예요.”


“농사는 디자인이고, 평화이며, 예술입니다”

– 우프코리아 천호균 이사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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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호스트 여러분을 보니 참 기분이 좋아요. 이번에 호스트 심사를 온라인으로 봤는데,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우프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사람 마음이 우쭐해지는 건 나쁘지 않아요. 여러분도 그런 자부심에서 시작된 거 같아서 좋았어요. 우프라는 이름이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자부심의 원천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호균 이사장은 자신이 우프 활동을 하면서 느낀 감정을 이렇게 풀어놓았다. 그는 특히, 고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꼽았다.

“박경리 선생님이 이런 말씀하셨죠. ‘후예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건, 직접 농사지어 밥을 먹이고, 재우고, 그 안에서 문화를 가르치는 거다.’ 그 말에 꽂혔어요. 그게 너무 멋지게 다가와서, 저도 농부의 삶을 시작했죠.”

천 이사장은 과거 ‘쌈지’라는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디자인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농사와 디자인을 연결해 생각하는 이유다.


“디자인이 뭔가 새롭고 예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에요. 본질은 ‘다름에 대한 이해’입니다. 저는 쌈지 운영할 때 예술가들과 많이 어울렸어요. 그들이 가진 ‘다름’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죠.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아트 디렉터와 예술가를 먼저 만나 영감을 받아요. 디자인은 결국 다름을 품는 일이에요.”

이러한 디자인의 철학은 그에게 곧 농사, 그리고 평화로 이어졌다.


“농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름을 존중하지 않으면, 생명을 기를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농사도 디자인이고, 예술이고, 평화다’라고 말합니다. 지금 파주에서는 평화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어요. 접경지역이잖아요. 그곳에서 서로 다른 삶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농사를 짓고, 문화를 나누는 거라고 믿어요. 이번 신규 호스트들을 보니까 기대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천 이사장은 우프 활동을 통해 ‘농사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프는 단순한 체험이 아닙니다. 생명, 평화, 디자인, 예술—all in one이에요. 여러분이 지금 이 여정을 시작하는 걸 보며, 한국 농업이 깊이 있게 세계와 연결되리라는 희망을 느낍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가꾸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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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호스트들에게 우프코리아 사무국에서 선배 호스트들의 농산물과 가공품이 담긴 선물을 증정했다.


우프코리아 https://wwoo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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