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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민 Nov 01. 2024

감귤과 올리브의 섬 제주를 기억해주십시오.

- 청정 제주를 올리브의 섬으로~이정석 올리브스탠다드 대표

나는 무식하다

농촌을 돌아다닌지 내년이면 20년인데

이번에 느낀 것은

“나는 여전히 무식하다”이다.

올리브는 정말 처음이다. 단순히 ‘올리브 오일이 파스타 하기 좋다’, ‘피자에 올라가는, 써브웨이에 들어있는 까만 거’ 정도만 알았다. 이렇게 매력이 있는 나무인지 정말 몰랐다.

여전히 배울 것은 많고, 매력적인 나무도 많다.      


당신이 모르는 올리브

Q1. 우리나라에 올리브를 재배하나?

A1. 제주도에서는 10여년 전부터 10여 농가가 올리브를 재배하고 있고, 전남이나 경남 일부 지역에서도 올리브가 재배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남지역에서는 대략 20ha의 면적에서 재배하고 있지만, 월동상의 문제 등으로 노지 올리브 재배는 제주도가 가장 안정적이다.     


Q2. 올리브 나무의 수명은?

A2. 올리브의 평균 수명은 대략 500년 정도이지만 지중해에는 수천 년 된 야생올리브도 많이 존재한다. 이탈리아의 남부 휴양 도시인 풀리아주의 한 올리브 농장에서는 3,000년이나 된 올리브 나무가 아직도 파릇파릇한 잎을 달고 있다.     


Q3. 그린 올리브? 블랙 올리브?

A3. 올리브, 매실, 살구, 자두, 복숭아, 체리는 모두 공통점이 있다. 핵과일로 분류가 된다. 핵과일들은 덜 익었을 때 떫은 맛과 신맛이 난다. 씨가 충분히 자랄 때까지 열매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새들이 싫어하는 맛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올리브는 쓴맛과 떫은 맛, 심지어 매운 맛까지 난다.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을 잔뜩 품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가 덜 익었을 때 색깔은 그린, 다 익었을 때는 블랙이다.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내포한 그린 올리브일 때 수확해서 착유해야 우리 몸에도 좋은 올리브 오일이 된다. 하지만 늦게 수확해서 착유하면 할수록 더 많은 오일이 나오게 된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수율이 극심히 낮은 올리브로 기름을 늘리는 것이 농부나 기업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고, 그렇다고 그린 올리브만 수확하는 것은 경영상 너무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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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잘생겼지만, 요즘은 올·미·남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올리브에 미친 남자라고 불리는데 이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제주 올리브 스탠다드’ 농장을 가꾸고 있는 이정석 대표는 올리브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생을 살았다. 나무를 키우고 싶다는 평범한 직장인의 꿈을 품고 사는 회사원이었다. 대기업 사회공헌팀에서 복지사업을 담당하던 그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눈앞의 행복을 포기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다 제주 일 년 살기를 결심했다. 제주의 숲과 나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본 그는 임업가의 꿈을 빨리 실현하기로 했고, 소농·청년농·창업농이 선택할 수 있는 작물을 찾았다.

“감귤의 섬인 제주도에서 최근 기후변화와 고령화로 인해 노지 감귤의 대체 작물을 발굴하고 있었습니다. 바나나, 망고, 용과 등 다양한 작물 중에서 저는 올리브가 가장 적합한 작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올리브는 제주 노지 감귤을 재배하는 곳에서는 다 재배가 가능합니다. 저영농비용으로 제주에서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아열대 작물 중에서는 올리브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제주’와 ‘올리브’라는 마법 같은 단어가 합쳐진다면 시장의 눈길이 자연스레 향할 것이라 생각하고 올리브에 도전했다.     


제주 올리브 여기 모여라~

현재 제주도에서 올리브를 재배하는 농민은 이정석 대표를 포함해 16명이다. 기존의 농가들은 10여년 전부터 올리브 재배를 했지만 대부분 판로에 막혀 있었다. 생과를 먹을 수 없는 올리브의 특성상 가공이 필수였지만 아직 재배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다. 이정석 대표는 제주 올리브의 가능성을 보고 올리브연구회를 결성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결심했습니다. 제주의 올리브를 널리 퍼뜨리고 건강한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올리브연구회, 올리브영농조합을 만들고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의 특성을 살린 감귤+올리브 잼, 올리브 사이다, 올리브 비누, 올리브 입차 등 19가지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제주에서 생산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소비자들에게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올리브스탠다드에 방문하면 접할 수 있는 올리브가공품들. 올리브유를 비롯해, 올리브잼, 올리브 사이다 등 다양한 상품들을 접할 수 있다.


“올리브는 특별한 병해충 피해도 없고, 병해충이 발생해도 대부분 스스로 견디는 힘이 강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나무가 알아서 잘 자란다는 점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농부들이 생과를 판매하는지의 유무, 모양이 예쁜 과일은 만드느냐의 유무에 따라 재배작물의 난이도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올리브의 경우에는 생과가 아닌 가공용이기 때문에 조금 흠집이 있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병해충이 거의 없지만, 병해충이 오더라도 사후 방제로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농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작물이 올리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올리브 농가들에게 친환경재배를 권장하고, 친환경재배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상품을 많이 파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제주 올리브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서로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우프

“100그루의 올리브 나무를 바람 많고 돌 많은 땅에 심고 풀과 싸우는 대신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올리브 농사도, 우프 활동도 비슷합니다. 우프 활동가들 위주로 호스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찾아오는 우퍼 활동가들은 저의 농사 방식, 그리고 제주 올리브 재배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우프 활동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귤과 올리브의 섬, 제주를 만드는 그 날까지 올·미·남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우프코리아(https://wwoof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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