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숨결은 스쳤다
로즈 Rose : 감정이 가만히 주저앉는 날이 있어. 슬픈 것도 아닌데 마음이 조용해.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말 대신 눈으로 흐르는 날.
컵 5번 Five of Cups : 내가 잃은 것에만 눈이 머물렀어.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감정이 내 등 뒤에 조용히 서 있었어. 뒤돌아보지 못했을 뿐.
바질 Basil : 표현하지 않으면, 감정도 없는 것처럼 사라져. 나는 조용히 나를 꺼내 보이기로 했어. 얇지만 투명하게.
정의 Justice : 감정도 판단도 모두 무게가 있어. 오늘 나는 기울지 않으려 애썼고, 나를 있는 그대로 저울 위에 올려보았어.
페퍼민트 Peppermint : 생각이 흐트러질 때마다, 목적 하나를 가슴에 쥐고 있었어. 흩어진 나를 다시 모으는 일이 필요했어.
교황 The Hierophant : 마음이 불안할 땐, 익숙한 벽이 필요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질서 같은 것.
시나몬 Cinnamon : 방향을 묻는 사람들이 많았어. 나는 길을 묻기보다 내 안의 열기로 돌아왔어. 이 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 이어졌어.
펜타클 왕 King of Pentacles : 무너질 걸 알면서도 괜찮았어. 그때마다 다시 품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만다린 Mandarin :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귤 하나에 웃음이 묻어났어. 그런 날이 있어. 아주 작은 것이 오늘을 바꿔버리는 날.
별 The Star : 회복은 갑자기 오지 않아. 하지만 아주 멀리서, 분명한 무언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걸 느꼈어. 말 대신 빛으로.
라벤더 Lavender : 약해지면 감정도 어려져. 오늘은 어른인 척하지 않고, 내가 나를 안아줬어. 스스로를 감싸는 일이 필요한 날이었어.
힘 Strength : 감정은 억제하는 게 아니야. 나는 오늘 감정을 껴안는 법을 배웠어. 참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강함.
마조람 Marjoram : 아무것도 안 했는데 쓰러질 것 같았어. 머리는 무겁고, 속은 울렁거렸고, 손끝은 식었어. 몸이 먼저 “그만”이라고 말했어.
절제 Temperance : 조금만 느끼고, 조금만 말했어. 내 안의 물과 불이 싸우지 않게. 오늘은 부드럽게 경계를 그으며 살았어.
티트리 Tea Tree : 누굴 이해할 수 없을 땐, 나부터 이해해야 해. 나 하나만 제대로 알아주는 일이 먼저였어. 그게 내 방식의 경계였어.
여사제 High Priestess : 말하지 않아도 아는 감정이 있어. 오늘 나는 조용했지만, 깊이 알고 있었어. 들키지 않아도 분명한 직관이었어.
클라리 세이지 Clary Sage : 피로 속에서도 감정은 정직했어. 말보다 먼저 마음이 반응했고, 나는 결국 그 방향을 따라갔어.
연인 The Lovers : 가까워진다는 건 기쁨이자 혼란이야. 숨결이 닿기 직전, 나는 문턱에 멈췄고 감정은 허용과 금지 사이를 맴돌았어.
컵 6번 Six of Cups : 오래된 감정이 오늘 다시 돌아왔어. 나는 그걸 껴안지 않았지만, 조용히 스쳐 지나가게 두었어. 따뜻하고도 씁쓸했어.
로즈우드 Rosewood : 감정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 그저 바라보고 품기로. 수용은 나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안아주는 일이니까.
컵 8번 Eight of Cups : 등을 돌리는 것도 감정의 방식이었어. 거기 멈추는 게 아니라, 조용히 빠져나오는 일.
펜타클 10번 Ten of Pentacles : 혼란은 자리를 찾았고, 감정은 조용히 마무리되었어. 오늘은 돌아오는 날이었어. 어지러웠지만, 결국은 나로 돌아왔어.
에필로그
낯선 기척이 있었다.
닫힌 마음 사이로 무언가 조용히 스며들었다.
숨결이 가까워졌고,
어디까지가 내 마음인지 잠시 잊었다.
따뜻했지만,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몸은 먼저 알고 있었다.
그 선을 넘지 않기로 한 건
내가 아니라, 감정이었어.
지나간 감정은
거절도 수용도 아닌 잔향을 남겼다.
스쳐갔지만 오래 머무는 것처럼.
블로그 : 정보 심리 에세이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https://m.novel.naver.com/challenge/list?novelId=1183465
+ 그리고 감정을 따라 또 다른 스토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소개]
연초아 / 감을 공주
기억 복원 서버 MRS 1.0을 만든 스타트업 CEO.
천상에선 감정의 질서를 감지하고 기록하는 ‘감을 공주’로 존재한다.
담우
소의 형상을 한 신수.
진심이었기에 실수했고, 감정을 남겼기에 추방되었다.
반야
12 지신 중 원숭이.
장난기 많은 감정의 자유인. 감을 공주 곁에서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존재.
감명상제
천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이자 감을 공주의 아버지이다.
하늘의 질서를 다스리는 존재.
신수들에게 지상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
서기목
감정을 기억하는 나무.
복원되지 못한 감정을 감을 공주에게 되돌려준다.
수신녀
감을 공주의 수행 보좌자.
낮고 맑은 목소리로 회의 소집을 전하는 존재.
[작가의 말 ]
첫 신호는 기억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그 흔들림은 전설을 건드렸고, 현실을 흔들었다.
복숭아꽃 향기와 함께 되살아난 이야기.
이제, 감정을 따라 전설을 복원합니다.
클라우드 위의 기억 저장소에서, 감정이 로그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