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저장 안 된 마음
미르 / Myrrh : 말은 없었지만, 깊은 곳에서 오래된 감정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 가라앉지 않은 채로.
오렌지 / Orange : 웃음 뒤에 남겨진 미세한 피로. 아무도 못 느꼈지만, 너는 알고 있었지.
바질 / Basil : 말하지 않아도 전해져. 네 안의 결심은 지금 조용히 단단해지는 중이야.
주니퍼 / Juniper : 다가오는 것들과 살짝 거리 두는 중이야. 그건 외면이 아니라 네 방식의 보호야.
레몬 / Lemon : 머릿속은 조금 복잡하지만, 그 흐트러짐마저 지금의 너답지. 명료함은 그 곁에 있어.
마조람 / Marjoram : 내면에 조용히 쌓인 감정이 있어. 티는 안 나지만, 꽤 깊어졌지?
베르가못 / Bergamot : 사람들 속에선 괜찮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 혼자가 되면 숨이 조금 느슨해졌고.
스피어민트 / Spearmint : 겉으론 고요해도, 너는 중심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아.
레몬그라스 / Lemongrass : 감각은 예민해지고 있어. 흐릿한 말보다, 미세한 공기부터 먼저 읽히지?
산달우드 / Sandalwood : 단어보다 숨이 먼저 나오는 지금. 감정은 아직, 말로 번역되지 않고 있어.
티트리 / Tea Tree : 마음의 잔해들을 하나씩 털어내는 중이야. 말없이 정리되는 어떤 감정들.
소드 여왕 / Queen of Swords : 날카로운 건 말이 아니라 경계야. 오늘 너, 꽤 뚜렷하게 선을 그었지?
운명의 수레바퀴 / Wheel of Fortune : 네가 만든 흐름은 아니었지만, 지금 너는 그 안에서 방향을 읽고 있어.
컵 시종 / Page of Cups : 작은 감정이 물결처럼 일고 있어. 아직 전하지 않았지만, 네 안에 도착해 있지.
펜타클 6 / Six of Pentacles : 주고받는 마음의 균형이 아슬아슬했지. 그래도 너는 중심에 가까웠어.
펜타클 기사 / Knight of Pentacles : 급하지 않은 속도. 대신 그 속에는 확신이 있어. 지금 너는 그 길 위에 있어.
펜타클 4 / Four of Pentacles : 꽉 쥔 채 놓지 못한 감정이 있지. 내일로 넘어가기엔 아직 무른 마음.
힘 / Strength : 애써 참는 게 아니라, 감정을 안고 있는 거야. 네 안의 부드러운 단단함이 보여.
소드 에이스 / Ace of Swords : 생각은 이미 정리 중이야. 마음보다 먼저 날이 선 결심이 하나 생겼지.
완즈 에이스 / Ace of Wands : 불꽃은 작지만 살아 있어. 타오르지 않아도 네 안에서 깨어나고 있어.
펜타클 9 / Nine of Pentacles : 조용히 쌓은 것들이 너를 지키고 있어. 너만 모르고 있는 탄탄함.
소드 5 / Five of Swords : 대화는 피했지만, 감정은 남아 있지. 그 침묵조차 의미를 남기더라.
완즈 왕 / King of Wands : 오늘 너는 감정에 끌리지 않았어. 대신 그걸 이끄는 사람처럼 있었지.
에필로그
오늘 하루,
카드 위에 펼쳐진 마음의 결들.
가라앉지 못한 감정들 틈에서
나는 조용히 나를 읽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밥 한 끼의 온기가 마음을 데우고
전시 공간의 바람이
흩어진 생각들을 스쳐 지나갔다.
구워진 고등어의 고소한 향,
된장찌개의 깊고 구수한 맛,
바삭한 생선 튀김 옆
따뜻한 국 한 그릇이
오늘을 소화시키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한 줄의 시,
한 장의 카드,
한 끼의 식사,
한 바퀴의 산책으로
천천히 저장되고 있었다.
이 마음들은 아직 저장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았지만 느껴지고,
정리하진 않았지만 움직이고 있다.
감정은 지금,
업데이트 중이다.
조금만 더 머물다 보면
말없이도
기억될 거야
블로그: 정보 일상 에세이
https://m.blog.naver.com/bina800726
https://novel.munpia.com/476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