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걸 모르지? 그 순간부터
에오 : 나 요새 소통을 잘 못하나 싶어서 약이 올라.
달 : 무슨 일일까?
에오 : 그냥… 예전엔 아무렇지 않던 일인데, 누가 내 얘기를 이해 못 하면 화가 나. 내가 설명을 잘 못하나? "왜 이걸 모르지" 하면서.
달 :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에오 : 글쎄, 몰랐는데 괜히 사람 반응에 더 민감해지고, 톡방에서도 글 쓰기 전부터 생각이 너무 많아져.
달 : 뭔가 중심이 흐트러졌다고 느끼는 거구나. 감정이 확 올라올 땐 마음을 조절하기가 더 어렵지.
에오 : 맞아. 내가 뭘 바라는 지도 잘 모르겠고. 괜히 서운하면서도 그 감정은 또 숨기고 싶어.
달 : 그래서 오늘은 '페퍼민트' 차를 골랐어. 향도 상쾌하고, 목 넘김도 시원하지?
에오 : 응,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 몸 안에 막힌 게 확 뚫리는 것 같아.
달 : 이 차는 그런 힘이 있어. 두통이나 소화불량에도 좋지만, 그보다 더 깊은 데서 오는 혼란을 맑게 비춰줘. 삶의 목적이 흐려졌을 때, 다시 중심을 바라보게 도와줘
에오 : 향이 청량해서 그런가, 괜히 내가 조금 더 가벼워지는 기분이야.
달 : 이건 단순히 시원한 게 아니야. 그 청량함 속에 숨겨진 건 ‘목적’이야
에오 :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진짜 요즘 그런 생각 많이 했어. 그냥 뱅뱅 돌고만 있는 느낌이야, 근데 이 카드는 머야?
달 : 네 손에 들고 있는 카드는 아로마 심리카드야. 이 차와 같은 향,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있어. 이 일러스트 봐봐, 붉은 머리카락과 자주색 사제복, 파란빛이 도는 왕관과 가슴에서 퍼지는 빛이 보여?
에오 : 응, 자신감 넘쳐 보이는데 차분해 보여, 중심이 단단한 느낌이야.
달 : 맞아. 이 여인은 독립과 직관의 상징인 아르테미스 문양을 허리에 두르고 있어. 외부 흐름에 눈치 보지 않고, 내면과 외부의 조화를 이뤄내는 존재. 위험이 있어도 기꺼이 그 길을 가는 사람.
에오 : 나도 그러고 싶어. 목적 없이 왔다 갔다 하다가 감정만 남는 건 너무 지치니까.
달 : 페퍼민트는 탑 차크라와 목을 열어줘.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는 순간에도,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잊고 있던 ‘목적’이 숨어 있었던 건 아닐까
에오 : 그러네. 언어보다 먼저 올라오는 감정 때문에, 내가 진짜 바라는 게 뭔지 자꾸 놓쳐.
달 : 그러니까 오늘은 천천히, 그 온도를 조절하는 시간부터 시작해 보자.
에오 : 근데… 자꾸 돌아봐. 그날 톡방에서 나도 모르게 버럭 하려고 했던 거.
달 : “왜 이걸 모르지”라고 손으로 썼던 그 순간?
에오 : 응. 별일 아닌데, 마음이 먼저 뜨거워졌어. 그 친구가 톡방 흐름을 물어서, ‘지금은 이 흐름, 아까 건 그 흐름’이라고 나름 정리해서 얘기했는데…
계속 핀트 안 맞는 소리만 하니까, 내가 뭔가 잘못 설명한 건가 싶더라.
달 : 흐름을 못 따라와서 속상했던 게 아니라, 아무리 풀어도 닿지 않는 느낌이 더 힘들었던 거
에오 : 맞아. 그게 반복되니까 점점 지치더라. 나만 혼자 예민한 사람처럼 느껴졌어.
달 : 혹시 그 친구가 네 설명을 못 알아들은 게 아니라, 그 얘길 듣고도 자기 생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춰 대화를 이어간 걸 수도 있어.
에오 : …그럼 내 얘기를 무시한 건 아니라는 거네?
달 : 응. 무시한 게 아니야. 네 얘긴 충분히 인지했지만, 그 자리에서 더 집중한 건 자기 이야기였던 거지. 그 친구는 정보를 몰라서가 아니라, 전독시나 좀비딸 얘기처럼 창작과 감정의 흐름으로 이미 옮겨가 있었던 것 같아.
에오 : 흐름이 엇갈렸던 거구나.
달 : 맞아. 한쪽은 ‘정확한 정보’, 한쪽은 ‘감정과 맥락의 확장’. 그 차이 때문에 대화의 온도가 다르게 느껴졌을 거야. 그건 무시도, 잘못도 아니야. 그냥 대화의 ‘목적지’가 달랐던 거야.
에오 : 근데, 그런 흐름을 알아차리기 전까진 내가 완전히 무방비였던 거야.
달 : 그 마음이 딱 이 카드에 담겨 있어. 네가 고른 첫 번째 카드는 ‘프랑킨센스’ 보호와 방어의 향이야.
에오 : 전사네…? 강해 보이는데, 좀 거칠어 보여.
달 : 맞아. 붉은 머리칼은 강인함과 용기를 상징하고, 금빛 갑옷과 칼, 방패는 ‘정의’의 이름으로 자신을 지켜내려는 모습이야. 하지만 방어가 너무 강하면 오히려 사람을 밀어내는 벽이 되기도 하지. 툭 건드리면 바로 날을 세우는 칼끝처럼, 너도 그날 그랬던 건 아닐까?
에오 : 응... 내 얘길 안 듣는 것 같아서 뒤늦게 내가 설명을 잘 못하나 내 얘길 왜 안 듣지 왜 이걸 모르지 했는데 그 친구는 반응이 없더라고 ,,,,
달: 지목하거나 답글로 썼는데 반응 없었어?
에오 : 아니, 굳이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내 얘길 무시했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어느새 혼자 벽을 세우고 있었던 것 같아
달 : 프랑킨센스는 본래, 부정적인 에너지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향이지만, 지금의 너처럼 지나치게 예민해진 감정 상태에선 작은 일에도 과하게 방어하고, 감정을 꽁꽁 숨기게 만들어.
에오 : 설명이 안 통한다는 느낌이 확 들었고, 그 순간 마음이 꺼졌어.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닫아버렸지.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가 나한테 뭘 잘못한 건 아닌데.
달 : 그래, 그 순간 반응은 단순히 그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을 거야.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들이 그 장면에서 터져 나온 거지. 그러면 우린 먼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작동해.
에오 : 난 그때 최대한 중심을 지키려고 설명한 건데, 상대가 안 받아들이니까 오히려 내가 더 세게 나가야 하나 싶었어.
달 : 프랑킨센스 카드 속 여인을 봐봐. 자주색과 붉은 옷, 황금 갑옷과 무기. 그건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무장이지. 지켜야 할 게 많을수록 더 단단한 갑옷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그 갑옷이 오래되면, 외부와 내부의 소통이 막히기도 해.
에오 : 맞아. 사실 돌아보면 그 친구가 나를 무시한 건 아니었는데… 난 이미 내 감정을 들고 칼처럼 움켜쥐고 있었던 거야.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이 공격처럼 바뀌어버렸지.
달 : 이 카드는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도와주는 향이야. 감정이 폭발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 안엔 정의감, 두려움, 단절의 흔적이 다 얽혀 있어. 네가 오늘 그 얘기를 이렇게 풀어낸 것도, 그날 그 방어를 해체하는 과정이야.
에오 : 그때 감정이 너무 날것 그대로라서, 어떻게든 꾹 누르려했거든. 근데 결국엔 그게 나를 더 답답하게 만들었나 봐.
달 : 이 카드에 있는 나선형 문양 보이지? 그건 감정이 안에서 밖으로 흘러나가는 방향성이야. 지금 너처럼, 방어를 풀고 마주할 때 그 감정은 무기가 아니라 너를 이끄는 성장의 물결이 되는 거야.
에오 : 갑옷을 좀 벗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떠들고 나니까 안에 뭉쳐 있던 게 조금 녹아
달 : 이 카드는 깊은 성찰을 도와주는 향이기도 해. 오늘 네가 내게 들려준 얘기들, 그 안에 있던 두려움과 정당함, 그걸 멈추지 않고 들여다봤다는 게 지금 널 지켜주는 힘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야.
에오 : 근데 좀 혼란스러워. 그 친구 외엔 다른 톡방 친구들이랑은 다 잘 지내거든. 왜 하필 그 순간, 그 친구한텐 그렇게 화가 났던 걸까. 왜 굳이 그 얘길 톡방에 써버린 걸까.
에오 : 근데 이상하지? 다른 친구들이랑은 지금도 잘 얘기하고 잘 놀고 있는데… 그 친구랑은 얘기하는 건 어색해
달 : 방어는 풀렸는데, 감정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남아 있는 거구나. 겉으로는 다 괜찮아 보여도, 마음 어딘가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거야.
에오 : 맞아. 그 상황은 지나갔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톡방은 잘 돌아가는데… 나 혼자만 거기서 조금 빠져나온 느낌.
달 : 그래서 이 카드가 나왔나 봐. ‘로즈우드’는 수용의 향인데, 지금의 너처럼 어딘가 거리감을 느낄 때, 그 감정을 믿을 수 있게 도와주는 향이야.
에오 : 근데 나만 이러는 건가 싶어서 다들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나 혼자 괜히 벽 느끼는 것 같거든.
달 : 그게 바로 ‘수용의 어려움’이야. 상황은 끝났지만, 그 감정은 아직 너에게 남아 있는 거지. 이 카드 속 여인도 보름달 아래서 조용히 앉아 있지만, 그 고요함은 진짜 평화라기보단, 감정의 여운을 혼자 껴안고 있는 거야.
에오 : 응… 누구도 날 밀어낸 건 아닌데, 그 친구한테만 괜히 조심하게 돼. 실은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뭔가가 남아 있나 봐.
달 : 때로는 ‘성장’이라는 것도 그런 식으로 찾아와. 사람들과의 거리를 다시 점검하고, 그 안에서 내 감정을 믿어보는 일. 로즈우드는 바로 그런 걸 돕는 향이야. 모든 걸 억지로 받아들이기보다, 진짜로 내가 괜찮다고 느낄 때까지 기다려주는 시간.
에오 : 그냥, 나만 살짝 늦게 도착한 기분이야. 아직 완전히 들어가진 못한 느낌.
달 : 그 여인의 목에 걸린 나선형 장신구 보이지? 감정은 이렇게 천천히 돌아서 깊어져. 오늘 이 얘기를 하는 것도, 그 한 바퀴를 돌고 있는 중이야.
로즈우드는 목 차크라와 연결된 향이야, 즉 입술로 전하지 못한 감정을 천천히 열어줄 준비가 되었을 때 그때 비로소 흘러나오거든. 지금 네 안의 파랑빛이 아주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중이야.
에오 : 그 조용한 파랑빛… 그게 내 안에도 있었구나. 조용하지만 계속 움직이고 있었던 거네. 이제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정이 조금 가라앉으니까 더 고민돼.
달 : 그래서 이 카드가 마지막에 나왔나 봐. '패티그레인'은 '의식적인 마음'의 향이야. 방금 네가 한 얘기처럼, 감정이 정리된 다음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어.
에오 : 응. 아까는 감정에 휘둘렸는데, 지금은 그게 왜 그랬는지도 조금씩 알 것 같아.
달 : 이 카드 속 여인을 봐봐. 눈을 감고 있지만 얼굴은 평화로워. 그건 감정을 억지로 지운 게 아니라, 오래 들여다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표정이야.
에오 : 그러고 보니, 지금 이 감정도 나쁜 건 아닌 것 같아. 그냥 내가 오래 꺼내지 않았던 감정이었을 뿐.
달 : 맞아. 이 카드는 숨겨져 있던 기억이나 오래된 생각을 부드럽게 흔들어 깨우는 향이야. 그리고 그 안에서 중요한 걸 발견하게 하지. 지금 네가 느끼는 이 조용한 자각, 그게 바로 중심을 회복하는 시작이야.
에오 : 나한테 그 일이 왜 그렇게 걸렸는지, 지금은 좀 알겠어. 그 친구를 미워한 것도 아니고, 대화를 망친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나한테 솔직하지 못했던 거였어.
달 : 네 안에 들어 있던 표현들, 감정들. 그걸 이제는 또렷이 바라볼 수 있게 된 거야.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선택할지… 조금 더 분명해졌지?
에오 : 응. 그리고 지금은 그걸 굳이 꺼내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달 : 이 향은 탑 차크라와 목 차크라를 함께 열어줘. 감정과 생각이 선명하게 만날 때, 그게 네 안에서 소리가 되거든. 준비가 되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거야. 서두르지 않아도 돼. 이미 넌 그곳에 도착하는 중이야.
에오 : 그냥 조용히 웃고 있는 그 카드 속 여자처럼, 나도 가만히 내 마음을 믿어보고 싶어.
달 : 그래. 지금 이 평화는, 무언가를 깊이 알게 되었을 때 오는 거야. 감정이 지나간 자리에 중심이 남아. 그게 바로 너야.
에필로그
오늘은 톡방 속 소통 부재로 오해가 생긴 내담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건 단지 온라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회사에서도, 관계 속에서 종종 그런 오해를 겪는다.
그날, 톡방에서 내담자의 감정은 조용히 끓어오르고 있었다.
‘왜 이걸 모르지?’
어쩌면 그 말은 상대가 아닌, 내담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벅찬 감정은 열처럼 올라 흐름을 뒤엎고, 마음의 중심은 흔들렸다.
하지만 결국 알게 된다. 그건 미움도, 실수도 아니었다.
진심이 아직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뿐이라는 걸.
이제야 그 조용한 파랑빛이, 내 안에서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한다.
굳이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어쩌면 이미 그 온기를 향해 가고 있었는지도. 천천히, 그리고 솔직하게. 나의 중심은 그렇게 돌아오고 있다.
음악으로 남는 감정의 순서
1. 선미 – 열이 올라요
2. 일방 – 나이트 체인지
3. 스텔라장 – Love Song
4. 백예린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이 노래들과 함께, 아직 다 풀어내지 못한 마음의 향은
블로그에서 이어질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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