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사이로 스며든 리듬
달: 아잉, 조금 늦었네?
아잉: 그냥… 아침부터 엄마랑 통화했는데 기운이 쏙 빠졌어.
달: 흐음, 그런 날 있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체력 -50 되는 느낌?
아잉: 딱 그거야. 듣다 보면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고, 괜히 서운하고, 화도 나고… 근데 또 표현은 다 못 하겠어.
달: 굳이 표현 안 해도 알아, 너 표정에 오늘 감정 풀템 장착한 거 다 써있어.
아잉: 그 얘기 웃긴데, 진짜… 마음이 자꾸 꽉 막히는 기분이야.
달: 그럴 땐, 뭔가 하나라도 너 편이 필요하잖아. 그래서 오늘은 라벤더 차 준비했어.
아잉: 좋아. 향이 좀 부드러웠으면 해.
달: 라벤더는 부드러운 향기 속에 은근한 힘이 있어. 비 오는 날엔 감정을 조용히 감싸주기도 하고.
아잉: 차 한 모금 마시니까… 으음, 따뜻한 온도 탓인지 무거운 감정이 좀 녹아내리는 느낌.
달: 라벤더는 ‘양육’의 에너지를 품은 향이야. 이 그림도 봐봐. 푸른 담요에 둘러싸인 여성이 보여?
아잉: 이 카드, 라벤더 차랑 닮았네. 부드러운 느낌, 뭔가… 품에 안긴 것처럼 진짜 편안해 보여.
달: 맞아. 라벤더 차와 아로마 심리카드, 사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어.
아잉: 그렇구나. 근데 이 그림… 나랑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달: 왜?
아잉: 어릴 적 편안함이나, 날 지켜주는 요람 같은 느낌이 잘 안 들어서… 난 별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그냥… 아무 데도 안 속하고 싶고,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나만의 공간에서 숨 쉬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달: 그래서 더 필요한 거야. ‘나만의 보호 공간’을 다시 만드는 시간. 감정이 콱 막혔다면, 지금은 그 막힘을 천천히 풀어낼 차례야.
아잉: 나도… 나만의 시간을 좀 가져도 괜찮을까?
달: 그럼. 이 카드는 ‘틈을 내는 시간’에 어울리는 향이야. 숨이 막힐 때마다 감정을 살펴보고, 조금씩 여유를 되찾게 해 주거든.
아잉: 마음이 자꾸 바깥으로 새어나가려다가도, 안에서 꽉 틀어막히는 기분이야. 뭐라도 터질 것 같은데… 그냥 조용히, 나만 아는 구석에 숨어 있고 싶어.
달: 라벤더는 그런 감정을 부드럽게 풀어줘. 겉으론 티 안 나지만, 가슴에서 꼬인 감정들을 천천히 풀어주는 향이야. 작은 상처에도 좋지만, 진짜 힘은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하나로 연결해 주는 데 있지.
아잉: 그래서 그런가… 마시고 나니까,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야. 어수선했던 게 가라앉는 것 같아.
달: 응. 라벤더는 심장 차크라, 미들라인을 따뜻하게 풀어줘. 색으로는 초록빛 회복과 신뢰의 에너지. 어쩌면 지금 너한테 필요한 건, 누군가에게 뭔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냥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스스로 느끼는 거 아닐까?
아잉: 아침에 엄마랑 통화하면서 더 지쳤어. 잔금, 청소, 도배, 에어컨… 다 내 머릿속에선 정리돼 있는데, 엄마는 그걸 몰라. “미리 말했으면 휴무 썼다”는 말에 숨이 턱 막혔어.
달: 엄마랑 얘기하다 보면, 네가 딸인지 보호자인지 헷갈릴 때도 있겠네.
아잉: 맞아. “뭐가 바쁘냐”는 한마디에 그냥, 말문이 턱 막혔어. 내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어, 이사 일정이랑 잔금 순서, 새 집주인이랑 조율까지 다 해놨는데… 잔금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하려고 엄마한테 폰뱅킹 신청하라고 했는데, 힘들다고 미루시더라고. 나는 혹시라도 문제 생길까 봐 하루하루를 쪼개가며 조심조심 챙기고 있었어. 근데, 결국엔… 엄마 일이잖아. 왜 자꾸 나만 혼자 짊어지게 되는 건지, 그게 힘들었어.
달: 그동안 네가 대신 감당해 온 게 많았구나.
아잉: 엄마가 글을 못 읽으니까, 문자도 톡도 안 되고… 부동산에서도 늘 나한테 연락이 와. 별일 아닌 일도 내가 중간에서 다 처리해야 하니까 자꾸 숨이 막혀. 엄마는 늘 바쁘고 힘들다고만 하고, 내 얘긴 좀처럼 들어줄 틈이 없어.
그리고… 제일 서운한 건, 엄마 눈엔 아직도, 돈은 출근해서 몸을 써야만 벌 수 있는 거고, 난 그냥 시간이 많은 사람처럼 보이나 봐, 화면 앞에서 하루를 쪼개고 있는 시간은 일이 아니라 시간이 많은 줄 알아
달: 네 얘기를 들으니까, 라벤더 카드가 더 와닿는다. 이건 ‘엄마 품’ 같은 안정감이 아니라, 속박 없는 보호감이야.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네 리듬대로 숨 쉴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야.
아잉: 맞아…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그런 품이야. 누구한테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공간. 나만의 리듬, 나만의 호흡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곳.
달: 라벤더는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향이야. 마음이 콱 막혔을 때, 감정의 흐름을 다시 정리해 줘. 속이 엉킨 날에도, 부드럽게 너를 너답게 돌아오게 해주는 힘.
아잉: 지금… 그 흐름 안에 있는 느낌이야. 조용히 정리되면서도, 안에서 뭔가 다시 살아나는 기분.
달 : 라벤더는 심장에 닿아. 초록빛 에너지가 마음을 천천히 감싸면서, 잊고 있던 ‘내 마음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줘.
아잉: 목소리는 아직 작지만…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어. 나 지금, 진짜 필요한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아.
달: 자, 그럼 이제… 지금 너한테 가장 필요한 감정을 찾아보자. 여기 카드 세 장, 숨 한 번 깊이 들이쉬고, 천천히 골라봐.
아잉: 음… 이 카드 그림이 되게 인상 깊다. 맨몸인데도, 뭔가 당당해 보여.
달: 이건 바질 카드야.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설 수 있을 때, 마음의 소리를 꺼낼 수 있다는 뜻이야.
아잉: …근데 난 아직, 그게 좀 무서워. 직접 말하는 것보단 글이 편해. 입 밖으로 나간 한 문장이,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자꾸 삼키게 돼.
달: 바질은 그런 두려움을 살살 밀어내. 날개를 활짝 편 이 여인처럼, 내 안의 진심을 담담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향이야. 억눌렸던 마음, 감춰왔던 나… 이제는 조금씩 드러낼 준비가 된 거야.
아잉: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자주 들어. 누군가의 반응보다, 내 안에서 진짜 들려오는 말을 꺼내고 싶다고. 엄마랑 대화할 땐 자꾸 화가 올라오긴 하지만, 진짜 마음을 털어놓으면 뭐가 달라질까 싶기도 해.
달: 맞아. 그게 바로 바질이 이끄는 방향이야. 이 향은 허브 계열의 탑노트, 목차크라에 닿는 에너지야. 소리가 아니어도, 마음에는 울림이 있어. 그 울림이 지금 너 안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어.
아잉: 근데 예전에도 그런 적 있었어. 마음을 꺼냈다가, 결국 서로 더 다치게 됐던 기억. 그 온도차가 피로해서, 한참을 침묵했거든… 그래서 아직도 좀 무서워.
달: 괜찮아. 바질은 그런 기억조차 부드럽게 어루만져줘. 뇌를 맑게 하고, 긴장된 신경을 다독이거든. 목을 따라 흐르는 파란빛 에너지가, 오래 묵힌 말들을 천천히 정리해 줄 거야.
아잉: 두 번째 카드는, 뭔가 따뜻한 느낌인데, 자꾸 눈길이 가. 보름달도, 여인의 표정도, 어딘가 외로워 보여.
달: 이건 일랑일랑 카드야. 평화와 내면의 여성성을 상징하지. 하지만 네 눈에 외로움이 먼저 보였다면, 아마 지금 너 안의 평화가 조금 멀어진 상태일지도 몰라.
아잉: 그런 것 같아… 나 요즘, 자꾸 마음이 울컥해, 그냥 불편하고 무기력하고… 뭔가 뜻대로 안 되는 수익문제, 엄마 새집 이사 문제 여러 일들이 모여서 숨이 안 쉬어
달: 이 카드는 그런 마음을 아주 조용히 들여다보게 해.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안에서는 혼란이 가득한 상태. 무의식에 쌓인 피로, 맞지 않는 역할, 억눌린 감정들이 겹겹이 눌려 있을 수 있어.
아잉: 나도 몰랐는데… 괜히 화가 날 때가 많았어. 엄마와 전화 통화만 하면 짜증을 낼 뻔한 적도 있고. 근데 막상 얘기 꺼내려고 하면, 입이 딱 막혀. 그냥 속이 부글부글한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도 모르겠어.
달: 그게 바로 지금 ‘내면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야. 일랑일랑은 심장 차크라에 닿는 향이야. 감정과 직관의 균형,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되찾게 도와주거든. 그 나선 문양처럼, 안에서부터 천천히 확장되는 힘을 길러주는 향이지.
아잉: 나 요즘, 너무 생각이 많아. 뭐든 계산하고 따지고, 감정은 뒷전인 느낌… 근데 또 마음은 늘 뒤에서 소리치고 있는 것 같아. “나 여기 있어!” 하고.
달: 그 목소리를 무시할수록 마음이 더 불편해질 수 있어. 이 카드는 그걸 알아채고, 부드럽게 다가와서 다독이는 향이야. 배려하고 감싸면서도, 네 안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해 줘. 지나친 분석이나 자기 검열에 갇힌 마음을 천천히 풀어내는 오일이야.
아잉: 향이 좀… 달콤하면서도 묘하게 나른해. 부드러운데, 깊게 들어오는 느낌? 뭔가 가라앉는데, 나쁜 가라앉음이 아니야. 조용히 내려앉는 느낌.
달: 맞아. 이건 ‘잠잠해진 감정’이 아니라,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야. 분노든 슬픔이든, 감정은 다 네 편이야. 일랑일랑은 그 감정들을 밀어내지 않고, 안에서 천천히 안아주는 향이지.
아잉: 요즘 내 감정에 귀 기울인 적… 있었나 싶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남들 감정에 먼저 맞춰주느라, 내 마음은 점점 뒷전이었어.
달: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한 거야. 지금 네 안에 있는 ‘혼란’은 사라져야 할 게 아니라, 네가 다시 중심으로 돌아가는 과정이야. 억지로 정리하지 않아도 돼. 그저 느끼고, 숨 쉬고, 바라봐 주기만 해도 충분해.
아잉: 마지막 카드는… 뭔가 확 밝아. 자몽이 해처럼 떠 있네? 배경도 봐, 봄 같아.
달: 그레이프프룻 카드야. 감정의 해독제 같은 존재지.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꽉 막힌 곳에 환기를 열어주는 향이야.
아잉: 아, 그래서 그런가. 이 카드 보니까… 그냥, 괜히 웃음 나고, 기분도 말랑해져.
달: 딱 그 느낌이야. 이 여성, 머리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잖아?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다는 뜻이야. 낙천성은 그렇게 찾아와. 뭔가를 꼭 해결해야만 오는 게 아니라, 지금 숨 한 번에서 시작되는 거.
아잉: 맞아. 나 요즘, 너무 ‘어떡하지’만 생각했던 것 같아. 해결해야 할 일, 책임질 상황만 보이니까… 웃을 일은 없는 줄 알았어.
달: 아니야, 웃음은 가까이에 있어, 피곤할 땐 잠깐의 햇살이나, 좋은 향기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풀리잖아. 이 카드가 그런 숨구멍을 열어주는 거야.
아잉: 진짜 그러네. 라벤더, 바질, 일랑일랑… 앞에 뽑은 카드들은 전부 뭔가 꾹 눌러놓은 마음이었는데, 이건 그냥… “웃어도 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달: 맞아. 그레이프프룻은 감정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해. 상처도 있었고 혼란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다시 ‘내가 나로서 숨 쉬는 감각’을 기억하게 해주는 향이지. 심장 차크라에 닿는 이 싱그러운 기운, 지금 너 안에도 있어.
아잉: 기분이 좀… 맑아졌어. 꼭 감정 정리된 날, 창문 열어놓고 햇살 가득 들어오는 그런 느낌.
달: 그게 바로 네 마음이 해독되고 있다는 증거야. 낙천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회복하고, 치료하면서 길러지는 거거든. 그리고 지금, 네가 그걸 시작한 거야.
아잉: 마음이 한 톤 가벼워졌어. 그리고… 나도 다시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에필로그
오늘은, 관계 속 온도 차이로
서로를 이해받지 못해 힘들어한 내담자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늘 관계 안에서,
피곤하면서도 놓지 못하는 연결을 안고 살아간다.
특히 부모와 자식 사이는 더욱 그렇다.
아잉의 감정은 ‘막힘’에서 시작했지만,
조심스럽게 중심을 회복했고,
마침내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우리도 그렇다.
상처와 억눌림을 껴안은 채,
마음의 창문을 살짝 열어 햇살을 들여보면 어떨까.
그렇게,
심장 한구석의 작은 구멍을 통해
리듬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오늘의 음악 큐레이션
오 마이걸 – 내 얘기 들어봐
오래된 곡이지만, 단단한 중독성과 따뜻한 공감이
아잉의 내면과 깊게 닿아 있다.
10cm – 너에게 닿기를
멀어진 마음 사이,
그럼에도 닿고 싶어 하는 진심의 그리움을 담은 노래.
산들 – 잘 됐으면 좋겠다
올여름 햇살처럼 다정한 고백.
마음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 순간,
그 감정에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는 노래.
더 많은 후기와 추가 에피소드는
블로그에서 계속 만나보세요.
https://m.blog.naver.com/bina80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