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아〉 58화 사랑의 흔적 (감성대사 편)
수미: 봐, 초아. 너 결국 날 배신하잖아. 저 자식이랑 입맞춤까지 하는 거 봐.
초아: 아니… 그건…
수미: 아니긴 뭐가 아니야. 광장에서부터 둘이 애틋했잖아. 그럼 난? 난 너한테 뭐야?
세온: 그건 초아 잘못 아니잖아. 지금
수미: 너, 빠져 있어.
초아: 수미야, 진정하고… 대화부터 하자.
수미: 대화? 그날, 너 진짜 잔 거야? 아니면 눈만 감고 있었던 거야?
세온: …!
수미: 넌… 여전히 저 자식만 지켜?
초아: 아니야. 나한텐 너도 중요해. 제발, 얘기 좀 하자.
수미: 하… 너한테 당하고도 또 네 대사 한마디에 누그러지는 내 마음, 그게 더 싫어.
초아: 미안해. 지금처럼 관찰자로 감을과 세온의 감정을 보지 않았다면… 난 끝내 네가 왜 화났는지도 몰랐을 거야.
수미: 나는 늘 옆에 있었는데, 넌 내 눈을 본 적 없잖아. 나한테 네가 어떤 존재인지 알려고도 안 했잖아.
초아: 알아… 외면했어. 네가 옆에 있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감을: … 수호? 너, 왜 여기 있어?
수호: 왜라니. 네 곁이 내 자리인데, 왜 내가 있으면 안 돼?
감을: 여기까지 쫓아온 거야? 부른 적 없는데 왜 와?
수호: 넌 날 부르지 않아도 돼. 어디를 가든 결국 내 시선 안에 있어.
세온: 그녀는 분명히 말했어요. 부른 적 없다고. 그럼 물러나야 하잖아요.
수호: 네가 감히… 내 와이프 앞에서 날 쫓아내려는 거냐?
감을: 와이프? 그 단어, 이제 족쇄처럼 들려. 발목을 잡는 쇠사슬 같아.
수호: 난 널 지키려 했어. 네가 나 없이 무너질까 봐, 다른 데로 향할까 봐 두려워서.
감을: 그건 두려움이지, 사랑이 아니야. 사랑은 묶는 게 아니라, 함께 걷는 거야.
수호: 그런데 넌 다른 남자와 눈빛을 주고받았잖아. 광장에서 떨리던 그 눈빛까지 환상이었어?
감을: 그건… 내가 처음으로 느낀 진짜였어. 가슴이 뛰는 순간. 근데 난 이미 네 서약에 묶여 있었어. 죄처럼 느껴졌다고.
수호: 결국 인정하는구나. 내 옆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사랑했다는 걸.
감을: 버림받은 게 아니야. 시작부터 잘못이었어. 네가 어머니를 살려준 대가로 내 곁에 선 것부터. 고마움을 사랑이라 착각했을 뿐이야.
수호: 고마움이라도 좋았어. 난 그걸 붙잡고 살아왔어. 근데 넌 지금, 그 모든 시간을 부정하는 거야?
감을: 부정이 아니라… 인정이야.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알아. 이렇게 뛰는 게… 사랑이라는 걸.
수호: … 우리 집에 가서 얘기하자.
감을: 집에 가기 싫어.
수호: 결국 넌 내 옆을 벗어나겠다는 거구나.
세온: 그녀는 그런 말 한 적 없어. 억지로 덮어씌우지 마
감을: 맞아, 그 얘기 아니야. 너랑 집에 안 가도, 세온 씨랑 함께할 수 없는 건 똑같아.
수호: 네가 인정하는 순간, 난 감옥이 되는 거야.
세온: 감옥을 만든 건 본인임, 그녀는 죄수가 아니잖아
수호: 죄수가 아니라면, 왜 나와의 시간을 죄처럼 고백하는 거지?
감을: 두려운 게 아니야. 숨 막혔던 거야. 사랑이 아니라 빚처럼 옆에 있어야 한다는 그 압박이… 날 지치게 했어.
세온: 이제 들었어, 그녀가 느낀 게 빚이자 압박이었다는 걸. 이제 그만 풀어줘
수호: 풀어준다? 그렇게 간단히 끊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내 피와 서약이 다 허공이 돼?
감을: 허공이 아니야. 다 내 안에 남아 있어. 그렇지만… 남아 있다는 게 꼭 사랑이어야 하진 않아.
수미: …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너한테 끝까지 아니었구나.
초아: 미안해. 감으로 수호에게, 그리고 너한테 상처를 남겼어. 더 아프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어.
수미: 언젠가 네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버텼어. 근데 넌 끝까지 날 보지 않았어.
초아: 시간이 많이 흘렀잖아. 감을과 수호는 과거의 한 장면일 뿐이야. 지금 우린 대표와 비서로 만났지만, 난 널 믿었어. 네가 시스템을 지켜줬기에, 매번 회귀가 버틸 만했어.
수미: … 널 무너뜨리려고, 오 나인 솔루션 대표에게 넘기려던 파일이 있어. 전송 대기 중이야. 늦기 전에 막아야 해.
초아: 루프 47은 안전해. 네 손에 있던 건 복사본이잖아. 진짜 핵심은 이미 내 머릿속에 있어. 그러니까… 대화가 더 급해.
수미: … 결국, 날 믿지 못하고 보안을 여러 겹으로 깔아 둔 거네.
초아: 아니야. 널 믿었어. 다만 변수가 많잖아. 상황에 대한 대비였을 뿐이야.
수미: … 맞아. 시스템은 늘 변수를 품고 있으니까.
초아: 그런데, 하나 묻고 싶어. 수호는 남자였는데, 넌 왜 여자야?
수미: 네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 본체는 여전히… 수호야.
초아: ……정말, 네가…?
초아: 세온아, 이제 너도 나와 함께 수미의 비밀을 알게 됐네.
세온: 그러게, 수호 비서라고 불러야 할지, 수미 비서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
수미: 편한 대로 불러. 네가 익숙한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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