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아〉 67화: 달빛기억 (감성대사 편)
반야 : 여긴… 감정의 중심처럼 온도도, 방향도 없는데 이상하게 살아 있어.
초아 : 네 안에 남아 있던 결이 흘러 들어와서, 아직 닫히지 않은 감정들이 서로 호흡을 하는 것 같아.
반야 : 이렇게 선명한데, 아프진 않아. 오히려 낯선 따뜻함이 느껴져.
초아 : 그건 네가 처음으로 네 감정의 결을 바라보는 거라서, 두려움보다 이해가 앞설 때 나타나는 감정이야.
초아 : 저기, 보여?
반야 : 결의 형체가 잡혀, 실루엣은 나인데 또 다른 나 같은 숨결이야.
초아 : 감정의 색으로 이루어져서 표정 대신 감정의 음표로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 같아.
반야 : 이게… 우리 둘의 모습이네.
반야 : 여긴… 내가 본 적 있어. 아주 오래전에.
초아 : 기억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 감정이 스스로 선택한 장면 같아.
반야 : 이건…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밤이야.
초아 : 네 감정이 시작된 자리 같아. 이 시간 안에서 네 마음이 멈췄던 거야.
반야 : 저건… 나야. 예전의 나.
초아 : 그래, 네 기억이 스스로 모습을 찾고 있어.
반야 : 그때 내가 붙들려 한 건 달이 아닌 너였어.
초아 : 너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우리 둘의 이야기인가 봐.
초아 : 반야, 아니… 지금은 반월이야.
반월 : 그 숨이 아직 남아 있다면, 그건 그녀 때문이야.
초아 : 반월, 네 기억이 우리를 부르는걸.
반월 : 네가 가까워질수록 내 안의 심장이 반응해, 마치 감정이 살아 있는 것처럼.
초아 : 살아 있어. 이곳은 죽은 왕국이 아닌, 너의 감정으로 만들어진 세계니까.
반월 : 그럼 이 진동이 멈추면, 이 세계도 사라지는 건가.
초아 : 아니, 이건 끝이 아니라 재생이야. 멈춤이 다시 숨이 되는 순간이 오는 거야.
반월 : 이렇게까지 강하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야.
초아 : 그건 네가 감정을 억누르지 않았기 때문이야. 이제 감정이 왕국의 심장과 연결된 거야.
초아 : 여기가… 우리가 마지막으로 남은 자리인가 봐.
반월 : 무덤일 수도, 기억일 수도,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몰라.
반월 : 다친 데는…?
초아 : 향이 샜어. 손끝 조금 벤 것 같아.
반월 : 궁 안에서 떨어지면 위험하다는 걸 몰라?
초아 : 알아. 그래도 향은 날씨보다 예민해.
반월 : 향? 근데 초면에 왜 반말이야?
초아 : 너도 반말했잖아.
반월 : 넌 어디서 온 거야?
초아 : 난 향방 일을 돕는데…
반월 : 향방? 그럼, 그 냄새가 너 손에서 난 거군.
초아 : 손끝에서 나는 향은 만든 사람의 마음을 따라가.
반월 : 그럼 지금은 어떤 향인가.
초아 : 놀란 향. 그런데… 따뜻해.
초아 : 이건 왕실 제향용, 원래 새벽엔 향을 피우진 않는데 오늘은 이유가 있어.
반월 : 이유?
초아 : 누군가의 숨이 어제 멈췄다 들었는데, 이 향은 남은 사람의 심장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해.
반월 : 넌 누군가의 향을 대신 지피는 거군.
초아 : 응. 하지만 오늘은, 향이 잘못 떨어진 것 같아.
초아 : 이 일은 비밀로 해줘. 향이 깨진 걸 알면 꾸중을 들어.
반월 : 향 대신, 이름은 남기면 비밀로 할게.
초아 : 이름은 금방 사라져, 향처럼.
반월 : 그래도 오늘을 잊지 않게 이름을 알려줘.
초아 : 이름보다 다른 걸 줄게.
반월 : 이 향, 어디로 가든 돌아올까?
초아 : 돌아와. 네가 숨을 서두르지 않으면.
반월 : 그럼 난 천천히 숨 쉴게.
달 : 이번화는 잊힌 감정이 다시 온도를 찾는 순간의 이야기로, 지난주 공주축제에서 본 판타지아 ‘동탁은잔’에서 영감을 받아 내 언어로 재해석한 창작물이야
별 : 오래된 향은 시간보다 느리게 사라져서 결국 기억은 감정보다 먼저 숨을 쉬는 거잖아
달 : 맞아, 이야기 속 기억과 향 또 사랑이 숨 쉬는 평화로운 새싹은 마치 일랑일랑 꽃을 닮은듯해
별 : 그러네. 첫사랑이든 그리움이든, 다들 불꽃처럼 피어올라 강렬하게 이끌리잖아.
달 : 응. 사실 사랑뿐 아니라 투자도 비슷한 것 같아. 마음이 흔들리면 중심을 잃게 되어서 온도를 모르면 타이밍을 놓치니까.
별 : 결국 향도, 기억도, 관계도… 다 ‘숨의 리듬’을 알아야 유지되는 거네.
달 : 맞아. 이번 달빛의 향은 그런 이야기야, 잠시 멈춘 감정이 다시 숨 쉬는 순간 그게 반월의 기억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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