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과 계획사이
즉흥 여행의 묘미와 현실
플로우: "29일 저녁, 예상치 못한 술이 들어간 칵테일 Cuddle of Summer Breeze를 주문했어. 이름처럼 부드러운 여름 바람 같았지."
아키텍처: "맛은?"
플로우: "첫 모금엔 파인애플의 상큼함, 뒤이어 코코넛의 부드러움, 마지막엔 은은한 마리골드 향. 살짝 톡 쏘지만 기분 좋을 정도였어."
아키텍처: "술기운은?"
플로우: "가볍게 기분이 띄워지는 정도? 안주 없이 마셔서 빨리 오르긴 했지만 딱 좋았어."
아키텍처: "그다음엔?"
플로우: "즉흥적으로 라이브바에 갔어. 피아노 연주가 흐르고, 손님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곳이었지."
아키텍처: "노래 불렀어?"
플로우: "소심해서 망설였어. 원래 성격만 아니었으면 로제 아파트라도 불렀을 텐데…"
아키텍처: "그래도 신청은?"
플로우: "샹견니 주제곡을 신청했어. 직접 부르진 못했지만, 다른 손님이 대신 불러줘서 색다른 경험이었어."
아키텍처: "또 가고 싶겠다?"
플로우: "완전! 음식도 분위기도 좋았어. 기본안주가 1인당 750 대만달러, 부가세 10%가 붙고, 두 명 기준으로 테이블 순서대로 두 곡을 부를 수 있었어. 단골이 되고 싶지만, 언어 장벽도 있고 여행자는 결국 돌아가야 하잖아."
아키텍처: "그것도 여행의 묘미지."
플로우: "맞아. 그래도 언젠가 또 가고 싶어."
아키텍처: "갑자기 떠난 여행, 어땠어?"
플로우: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일월담이 가고 싶더라고. 고민 없이 버스 정거장으로 갔어. 마침 11시 45분 차가 있어서 바로 탔지."
아키텍처: "즉흥적으로 떠나면 불안하지 않아?"
플로우: "아니, 오히려 설렜어. 난 원래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하거든. 근데 여행 계획은 늘 짝꿍 몫이었어."
아키텍처: "짝꿍이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야?"
플로우: "응, 아주 세밀하게. 그래서 아침부터 서둘러야 하는 게 싫었어. 이번엔 내 방식대로 순간을 즐겨보기로 했지."
아키텍처: "즉흥 여행, 만족스러웠어?"
플로우: "처음엔 완벽했어. 일월담도 예뻤고,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여유로웠지."
아키텍처: "근데 뭔가 문제가 있었구나?"
플로우: "응, 돌아오는 길이었어. 5시 전에 케이블카랑 배를 타고 정거장에 도착했는데, 그때 바로 숙소 가는 차를 탔으면 좋았을 거야."
아키텍처: "근데 안 탔어?"
플로우: "배고파서 밥 먹고 차 한 잔 하면서 천천히 가려고 했거든. 근데 그게 문제였어."
아키텍처: "무슨 일이 있었는데?"
플로우: "타이중으로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 5시 차 놓치고, 6시 25분 차도 실패. 7시 25분 차마저 만석이었어."
아키텍처: "헐, 결국 어떻게 했어?"
플로우: "고속버스를 타려고 애란교에서 내렸는데, 거기서도 첫 번째 버스를 놓쳤어. 겨우 다음 버스 타고 이동 중이야."
아키텍처: "즉흥 여행의 낭만이 이런 거구나."
플로우: "맞아. 자유롭게 다니는 건 좋았는데, 최소한의 계획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
아키텍처: "짝꿍 반응은 어땠어?"
플로우: "‘즉흥이라도 플랜 B는 있어야지’라고 하더라고. 난 설마 줄이 그렇게 길 줄 몰랐는데, 짝꿍은 ‘배나 케이블카 줄 보면 버스도 많을 거 알았어야지’라고 했어."
아키텍처: "결국 즉흥과 계획, 둘 다 필요하다는 거네?"
플로우: "그렇지. 다음엔 즉흥과 계획, 그 중간 어디쯤에서 균형을 맞춰봐야겠어."
31일, 오늘은 원래 타이중 동해대학교를 산책할 예정이었지만, 비가 와서 대신 묘미카페에서 아점을 해결했어.
아키텍처: "비가 오는 날에 묘미카페라니, 분위기 좋았겠다."
플로우: "맞아, 카레 토스트랑 커피, 그리고 진시황우릉차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조합이었지만 다 맛있었어."
아키텍처: "어떤 느낌이었어? 커피랑 차가 잘 어울렸어?"
플로우: "응, 정말 그랬어. 커피 한 잔과 함께, 외부의 비 소리를 들으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지. 여유로운 분위기가 참 좋았어."
아키텍처: "그 후엔 어디 갔어?"
플로우: "라라포트로 갔어. 사람은 많았지만, 타이중만의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다들 서로 부딪히지 않더라고. 타이베이랑은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어. 정말 내 스타일인 것 같았어."
아키텍처: "타이중이랑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떤 부분에서?"
플로우: "사람들의 삶이 여유롭고, 그런 부분에서 나도 편안함을 느꼈어. 타이중의 라이프스타일이 나랑 잘 맞는 것 같더라고."
아키텍처: "타이중에서 또 어떤 인상적인 장소가 있었어?"
플로우: "그게 바로, 철길을 개조한 플리마켓 같은 공간이었어. 예술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지. 거기서 아로마 에센셜오일도 볼 수 있었어."
아키텍처: "아로마 오일을 봤다니, 흥미로운 경험이었겠네."
플로우: "응, 그런 오일들이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는 걸 느꼈어. 나도 그런 걸 판매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아키텍처: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먹은 건 뭐였어?"
플로우: "숙소에 돌아와서 맥주랑 대만의 유명한 빵을 먹었어. 레몬빵과 '로퍼삥'이라고 불리는 빵인데, 이름이 좀 특이하더라고. '와이프빵'이라고 직역할 수 있겠어."
아키텍처: "그 빵, 맛은 어땠어?"
플로우: "부드럽고 맛있었어. '와이프빵'이라고 하니까 좀 신기했지만, 의외로 맛있었어."
아키텍처: "이렇게 8박 9일의 여행이 끝나가는구나. 정말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겠어."
플로우: "응, 타이중은 내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여행지였어. 여유로운 분위기와 다양한 경험들이 정말 좋았어."
아키텍처: "그러게,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면 좋겠네."
플로우: "맞아. 타이중에서의 여운을 간직하며,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야."
에필로그
철저한 계획 덕분에 편하게 여행했지만, 답답하기도 했다. 즉흥적인 여행은 자유로웠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당황하기도 했다. 짝꿍에게는 미안하지만, 또 고맙다. 덕분에 안정적인 여행도, 즉흥적인 여행도 경험할 수 있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여유'. 즉흥과 계획 사이, 그 어딘가에서 더 완벽한 여행을 만들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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