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필 여행을 떠났다 Mar 19. 2021

봄의 옷깃

봄이 왔는데도 

그칠줄 모르는 

싸늘한 바람에 

희망도

미래도

평범하고픈 삶도

준비할 새 없이

부다페스트의 소녀처럼 쓰러져 간다.


이유도 없고

하소연도 필요없이

멍하니 

자연의 순리라기에는

혈관처럼 얽혀있는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급하다

오랜 작업으로 굳어진 관절의 

거친 유연함이 내뱉는 

삐꺼덕거림의 소음이

천지로 퍼진다

삶의 의지를 지금보다 더

어떻게 찾으라고

그래 재촉을 하는지

그래 등떠미는지

그래 매몰찬지

따순 봄이 왔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긴 겨울의

흔적이 봄의 옷깃을 쥐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비오는 철길 지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